충치·시린이 부작용 위험 커…라미네이트 미용시술 신중해야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라미네이트’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연예인들의 매력적인 미소의 비밀로 알려지기도 했다. 라미네이트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유명 연예인이 라미네이트 시술을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예인들의 치아 성형으로 라미네이트가 알려지면서 젊은 층에서도 단기간에 가지런하고 예쁜 치아를 만들기 위해 라미네이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외모만을 위해 라미네이트 시술을 무분별하게 강행한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도 감수해야 한다.

라미네이트는 치아의 법랑질에 해당하는 치아의 겉부분을 일정량 깎아내는 치료법이다. 깎아낸 자리엔 치과용 세라믹으로 된 보철물을 붙인다. 미용 목적으로 인조 손톱을 붙이는 것과 비슷하다.

일반적인 치아보다 크기가 작은 ‘왜소치’가 있어 치아 사이가 벌어져 있거나 치아가 부러진 경우 라미네이트는 자연 치아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주는 효과를 낸다. 치아가 조금 틀어져 있거나 살짝 튀어나와 있는 경우, 약물에 의한 치아 변색이나 선천적으로 치아 반점이 있는 경우 라미네이트는 짧은 시간 안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라미네이트 치료가 치아를 빠르게 교정할 수 있는 만능 치료법인 것처럼 오해하게 할 수 있는 광고가 속출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아에 철사를 붙이는 일반적인 교정은 비용도 비싸지만 미관상 안 좋고 2년 이상의 교정 기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비교적 교정에 필요한 시간이 짧고 부담이 덜한 라미네이트 광고에 현혹되기가 쉽다.

라미네이트로 무분별하게 치아를 교정하면 커다란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 중국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인 텐센트비디오에 올라온 한 라미네이트 시술 과정 영상이 대표적인 예다. 이 영상 속 여성은 인조 치아를 붙이기 위해 자연 치아를 많이 갈아낸 상태였다. 앙상하게 남아 있는 치아의 모습이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 속 캐릭터인 골룸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이 영상을 보면 ‘왜 이렇게 치아를 많이 깎아냈을까’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라미네이트는 치아 표면을 살짝만 갈아내고 얇은 보철물을 붙이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치아가 많이 삐뚤어져 있는 경우 튀어나온 치아를 제자리에 넣기 위해 많은 양을 삭제하고 얇은 보철물을 붙여주는 과정을 거쳐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교정이 필요한 치아를 라미네이트로 잘못 치료하는 경우 치아를 많이 깎아 앙상한 치아만 남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윗니와 아랫니 중 한쪽을 많이 깎으면 미관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쪽의 치아도 같이 깎아줘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양쪽 치아의 상당 부분이 사라지게 된다.

치아를 과도하게 깎은 경우 부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치아가 시린 현상이다. 치아 속엔 신경이 들어 있다. 치아를 왕창 깎아내면 바람만 불어도 이가 시리고 찬물도 마시기 어려워진다. 치아 시림이 심하고 오래가면 결국 라미네이트를 다 뜯어낸 뒤 신경 치료를 거쳐 치아 전체를 다시 씌우는 치료를 해야 한다.

라미네이트 치료는 충치가 생기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도 한다. 표면을 갈아낸 치아에 보철물을 아무리 꼼꼼하게 붙이더라도 보철물과 치아의 경계 사이에 미세한 음식물 찌꺼기가 낄 수 있어서다. 라미네이트와 치아 사이에 낀 치석으로 인해 잇몸질환이 발생하기도 쉽다. 치석이 쌓이면 염증이 생기면서 잇몸이 내려앉게 될 수 있다. 이 경우 라미네이트와 치아 사이의 경계가 확연히 드러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라미네이트 시술을 해줘야 하는데 이때 치아를 더 깎아내야 하기 때문에 잇몸질환이 더 심각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라미네이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거쳐 적절한 방식으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고광욱 < 파주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