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홈가드닝'에 20대들이 뛰어들고 있다. 지난 17일 방문한 한 생활용품점에서 2030 소비자들이 화분과 화병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신현아 인턴기자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홈가드닝'에 20대들이 뛰어들고 있다. 지난 17일 방문한 한 생활용품점에서 2030 소비자들이 화분과 화병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신현아 인턴기자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는 A씨(여·26)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집과 직장만 오가는 일상에 무료함을 느껴 지난 4월 방울토마토와 해바라기 씨앗을 구매했다. A씨는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던 중 알게 된 홈가드닝에 빠졌다. 코로나로 지친 일상에서 활력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대 젊은층이 중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홈가드닝(실내에서 식물을 가꾸는 것)에 뛰어들고 있다.

19일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 옥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0대의 씨앗·모종·묘목 카테고리 제품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지마켓에서도 같은 기간 20대의 새싹 재배기와 화분 구매량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87%씩 증가했다. 이 기간 50~60대의 같은 제품 구매량 증가율 0.5%와 3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최근에는 '반려식물' 키우기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을 위해 씨앗·화분·배양토 등을 한데 묶은 키트 제품이나 콩나물 자동 재배기 같이 작물 재배 보조용품까지 출시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20대 '집콕족'이 늘자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반려식물을 택하는 젊은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김주환 단국대 교수(자유교양학부)는 "20대가 코로나19로 인간 관계가 끊기는 것에서 오는 우울감을 해소하는 대체재로 선택한 것이 반려식물"이라며 "쉽게 '통제 가능한' 관계맺음의 대상으로 식물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가드닝이 우울증과 무기력증 탈피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5~2017년 유아·아동 자녀를 둔 부모에게 텃밭을 활용한 가드닝 실험을 진행한 결과 스트레스 지표인 '코르티솔' 농도가 참여 전보다 56.5%포인트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자녀의 우울감 역시 20.9%P 줄었다. 또한 자녀와 부모가 함께 텃밭 활동을 하면 부모 양육 스트레스는 9.9%P 낮아지고, 자녀의 공감 수준은 4.1%P 높아졌다고 농촌진흥청은 설명했다.

노정동 기자/신현아 인턴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