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으론 집 마련 불가능" 380만명…그들이 '패닉바잉'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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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우리나라의 30, 40대 미혼은 383만명에 달한다. 서울·수도권에만 210만명이 있다. 이들은 미혼이라는 이유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위한 특별공급 등의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는 청년들의 청약 문턱을 더 낮춘다고 하지만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청약가점이 낮아 안그래도 당첨 확률이 낮은데 특별공급이 늘어나다보니 청약을 통한 수도권 내집 마련은 사실상 원천봉쇄됐다.
정부가 청년 무주택자를 위해 특별공급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지만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30대 들의 ‘패닉바잉(공황 구매)’을 잠재우기 위해 가점이 낮은 미혼무주택자들의 구제책마련도 병행되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국민주택(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건설하거나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건립되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서만 20%의 물량이 주어진다. 정부는 ‘7·10대책’을 통해 다음달부터 이 비중을 25%로 늘리고 대상도 민영주택까지 확대키로 했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자금력이 부족한 30~40대를 겨냥해 아예 새로 고안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연리지홈)’ 역시 생애최초 특별공급제도를 적극 활용한다. 전체의 70%가 특별공급으로 생애최초 30% 신혼부부 40%를 모두 추첨제방식으로 공급해 청년들의 청약문턱을 낮췄다. 서울시는 ‘8·4공급대책’에서 특정한 1만7000가구를 시작으로 서울내 주요 공공분양을 이 같은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가 공급을 늘리고 특별공급 기회도 확대해줬지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30대들의 박탈감은 오히려 더 커졌다. 가뜩이나 가점이 낮아 청약당첨 확률이 낮은데 특별공급 물량이 많아지는 만큼 일반공급 물량은 더 적어져서다. 30대 후반 직장인인 권 모씨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은 태어나서 한 번도 집을 사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대상이 돼야 하는게 맞다”며 “내 집마련을 해야 결혼도 꿈꿀 수 있는게 현실인데, 결혼을 하지 않을거면 내집마련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가구 규모는 603만9000가구다. 전체가구대비 30%에 달하는 비중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남성 미혼율은 30∼34세가 56%, 35∼39세가 3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와중에 대출은 줄어들고 집값까지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자 ‘지금이 아니면 평생 못산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한국감정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5월 1258건의 2.9배인 3601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1만1106건)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32.4%에 달했다. 정부가 제도개선을 통해 청약시장에서 청년들의 진입 문턱을 낮춰주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1인가구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청년층 지원을 위한 보다 세부적인 보안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별공급을 통해 청년 미혼가구를 위한 최소한의 물량을 확보해주는 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미혼 청년들을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지만 역차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일부 특별공급 물량중 전용 59㎡이하의 소형을 1인가구를 위해 할당하는 등 최소한의 배려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정부가 청년 무주택자를 위해 특별공급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지만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30대 들의 ‘패닉바잉(공황 구매)’을 잠재우기 위해 가점이 낮은 미혼무주택자들의 구제책마련도 병행되야 한다고 지적한다.
생애최초 특공 '그림의 떡'
1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특별공급 확대와 추첨제 활성화를 통해 청년무주택자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미혼가구는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활성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생애최초 특별공급의 청약 자격 자체가 결혼을 했거나 자녀가 있는 경우로 한정되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세대원 모두가 과거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으면 참여할 수 있는 제도로 평생 한번 지원할 수 있다.지금은 국민주택(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건설하거나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건립되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서만 20%의 물량이 주어진다. 정부는 ‘7·10대책’을 통해 다음달부터 이 비중을 25%로 늘리고 대상도 민영주택까지 확대키로 했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자금력이 부족한 30~40대를 겨냥해 아예 새로 고안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연리지홈)’ 역시 생애최초 특별공급제도를 적극 활용한다. 전체의 70%가 특별공급으로 생애최초 30% 신혼부부 40%를 모두 추첨제방식으로 공급해 청년들의 청약문턱을 낮췄다. 서울시는 ‘8·4공급대책’에서 특정한 1만7000가구를 시작으로 서울내 주요 공공분양을 이 같은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가 공급을 늘리고 특별공급 기회도 확대해줬지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30대들의 박탈감은 오히려 더 커졌다. 가뜩이나 가점이 낮아 청약당첨 확률이 낮은데 특별공급 물량이 많아지는 만큼 일반공급 물량은 더 적어져서다. 30대 후반 직장인인 권 모씨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은 태어나서 한 번도 집을 사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대상이 돼야 하는게 맞다”며 “내 집마련을 해야 결혼도 꿈꿀 수 있는게 현실인데, 결혼을 하지 않을거면 내집마련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가구 규모는 603만9000가구다. 전체가구대비 30%에 달하는 비중이다.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남성 미혼율은 30∼34세가 56%, 35∼39세가 3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실적 제도보완 필요"
30대들의 이른바 패닉바잉은 최근 부동산시장 혼란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의 청약 제도는 구조적으로 미혼 가구에 불리하다. 부양가족(만점 35점)과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을 합쳐 84점이 만점이다. 부양가족이 없는 미혼 1인 가구는 다른 조건을 100% 충족하더라도 49점을 넘을 수 없다.이 와중에 대출은 줄어들고 집값까지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자 ‘지금이 아니면 평생 못산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한국감정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5월 1258건의 2.9배인 3601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1만1106건)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32.4%에 달했다. 정부가 제도개선을 통해 청약시장에서 청년들의 진입 문턱을 낮춰주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1인가구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청년층 지원을 위한 보다 세부적인 보안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별공급을 통해 청년 미혼가구를 위한 최소한의 물량을 확보해주는 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미혼 청년들을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지만 역차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일부 특별공급 물량중 전용 59㎡이하의 소형을 1인가구를 위해 할당하는 등 최소한의 배려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