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년과 2022년 전기차 9종을 새롭게 내놓기로 했다. 현재 4종인 전기차 라인업을 2년 만에 13종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경쟁사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기 전에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 같은 내용의 전기차 출시 일정을 확정했다. 당초 2025년까지 내놓기로 한 전기차 16종 대부분을 2022년까지 몰아치듯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차종도 경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부터 미니밴까지 다양화하기로 했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좋은 C(준중형)~E(준대형) 세그먼트(차급)의 전기차에 집중할 방침이다. 내년 C세그먼트 CUV인 아이오닉5를, 2022년에 C세그먼트 세단 아이오닉6를 내놓는 게 대표적이다. C세그먼트 CUV, D(중형) 세그먼트 세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세그먼트 세단도 전기차로 출시한다. A(경차) 세그먼트 CUV와 미니밴 전기차도 나온다. 경형 CUV와 스타리아(스타렉스 후속)의 전기차 모델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코나, 포터, 라페스타(중국 전용 모델) 등 4종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전기차 개발 및 출시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서둘러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 5위(중국 업체 제외 시 3위)에 올랐다. 시장점유율은 5.2%다. 2018년 성적(시장점유율 2.8%, 11위)과 비교하면 ‘수직상승’이다. 올해엔 작년(약 7만 대)보다 50% 넘게 증가한 11만 대를 팔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세계 2위(시장점유율 6% 이상) 전기차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게 현대차의 목표다.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장악할지는 내년 초 나올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아이오닉5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면 엔진 등을 넣는 공간이 필요 없어져 내부 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고, 생산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아이오닉5는 준중형 SUV와 비슷하지만 내부 공간은 대형 SUV급이다. 20분 충전해 4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e-GMP를 적용한 차량을 ‘아이오닉’이란 브랜드로 출시할 계획이다. 2022년에 아이오닉6, 2024년에 대형 SUV 아이오닉7이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