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제마진 회복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코로나 재확산…정유업체 신용등급 강등 우려 증폭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정유 ‘빅4’ 가운데 하나인 에쓰오일은 0.98% 하락한 6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93%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2.18% 반등했지만, 전날 낙폭(6.69%)을 만회하진 못했다.

완만하게 회복하던 정유사 정제마진이 다시 줄면서 빚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매도를 부추겼다. 에너지시장 조사업체인 아거스미디어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공유 정제마진은 전날 -0.60달러를 기록해 5월 29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각지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높아진 영향이다.

그동안 막대한 시설 투자와 높은 배당률 등으로 대규모 차입을 이어온 국내 정유사들의 신용등급은 코로나19에 따른 손실 확대를 계기로 강등 위기에 처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에쓰오일(AA+)과 SK이노베이션(AA+)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두 회사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총 차입금은 각각 약 8조원과 15조원이다. 5조원대 차입금을 보유한 현대오일뱅크(AA-) 등급 전망도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국내 소비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4억4457만 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8% 줄어들었다.

GS칼텍스를 포함한 국내 정유 4사는 올 1분기 총 4조3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2분기 영업손실도 7000억원을 웃돌았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