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계 첫 '로보택시 상용화' 풀액셀 밟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첫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상용화를 새로운 사업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사업을 추진할 합작법인 모셔널에 그룹 핵심 인력을 대거 파견하기로 했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장웅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사업부장(상무·사진)이 최근 모셔널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직하기로 확정됐다. 장 상무는 2017년 당시 37세 나이로 임원으로 승진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이후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연구를 총괄하고, 앱티브와 합작해 모셔널을 설립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과 아일랜드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앱티브가 지난 3월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두 회사는 각각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지분을 절반씩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장 상무 외에도 그룹 내 자율주행 관련 핵심 인력 대부분을 모셔널로 보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 상무를 비롯한 그룹 내 자율주행 관련 인력을 모셔널로 보내는 건 로보택시 조기 상용화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라며 “그룹 내 역량을 모셔널에 집중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당초 운전자 개입이 거의 필요없는 4단계 자율주행차를 2024년 양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모셔널 설립을 계기로 자율주행 플랫폼 양산 시점을 2022년으로 앞당겼다.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앱티브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제조 기술력이 시너지를 낸다면 달성 가능한 목표라는 게 모셔널 관계자의 설명이다.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업체들은 2022~2023년을 목표로 제품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웨이모와 크루즈, 아르고, 모빌아이, 테슬라 등 글로벌 선두업체는 대부분 도로 테스트 및 로보택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모셔널과 웨이모가 상용화 준비에 가장 앞서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설립한 웨이모는 2018년 미국 피닉스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 전역에서 2000만 마일(약 3200만㎞) 거리의 자율주행 실적을 쌓았다. 재규어랜드로버, 피아트크라이슬러, 르노-닛산, 볼보 등 굵직한 자동차 제조사와 제휴도 맺었다. 모셔널은 세계 최다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 기록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했다.

모셔널은 자율주행 기술을 다른 완성차 업체에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다른 자동차 회사에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급하고 협업하면 전체적인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