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롯데지주 사장, 롯데 군기 잡고 생기 넣을 '미스터 꼼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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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탐구 - 신동빈의 뉴롯데 '구원투수'
하이마트 진두지휘 2분기 큰 폭 흑자
재무·기획·영업 두루 거친 '팔색조'
하이마트 진두지휘 2분기 큰 폭 흑자
재무·기획·영업 두루 거친 '팔색조'

롯데 ‘본업’의 가능성을 입증한 이동우
지난 1월 7일 롯데하이마트가 서울 잠실에서 신개념 매장인 메가스토어 1호점을 선보였을 때의 일이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끝낸 직후인 오후 1시쯤, 신 회장이 예고 없이 매장을 찾았다. 약 30분간 매장 구석구석을 살핀 신 회장은 “수고했다”며 이 사장을 격려했다.그룹 내에서는 이 사장이 롯데가 ‘본업’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실적으로 입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 사장은 유통의 변화 흐름을 간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대응 방안을 내놨고 이를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자신이 이끌 롯데지주 내 경영혁신실을 40대로 채우며 ‘젊은 감각’으로 뉴롯데의 청사진을 그릴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미국 뉴욕대를 거쳐 사모펀드인 론스타코리아 근무 경력이 있는 김승욱 상무(47)와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을 나온 서승욱 상무(44)를 혁신실에 불러들였다.
세대교체와 구조조정이 화두
신 회장이 그리는 뉴롯데 구상의 핵심은 ‘과감한 변화’로 요약된다. 신 회장은 지난 13일 ‘깜짝 인사’를 통해 이를 예고했다. 그룹 내부에선 그런 변화의 실무를 책임질 적임자가 이 사장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이 사장은 ‘팔색조’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변화에 능하다는 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이 사장은 1960년대생으로 1986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상품기획, 영업, 재무, 기획 등을 두루 거쳤다. 어느 자리에서든 실적으로 인사권자를 만족시켰다. 2012년 롯데월드 대표 재직 시절 부하 직원에 대한 ‘갑질’ 논란이 있었으나 무고로 밝혀졌다. 신 회장은 그의 사표를 반려하며 재신임했다.
이 사장은 자기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어떤 옷을 입어도 한 치의 오차 없이 치수가 똑같다. 주름은 찾아볼 수 없다. 자신에게 철저한 만큼 상대방을 평가하는 기준도 높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벌써부터 조직 내 긴장감이 팽팽하다”고 전했다.
조직에 활기를 넣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가 롯데하이마트를 성장시킨 데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스타일도 한몫했다는 평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임원들도 휴가를 전달에 미리 회사 게시판에 띄우도록 하고 있다”며 “회사 일이 생겼다는 이유로 월차를 쓰고도 출근하는 관행 역시 이 사장 취임 이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평소 롯데하이마트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해 왔다.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주는 것이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신동빈의 뉴롯데호(號)’에서 새로운 조타수를 맡은 이 사장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