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구축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해 달라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청했지만 또 불허 통보를 받았다. 이번까지 모두 네 차례다.

1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지난달 나이스 사업에 대해 대기업 참여 제한을 풀어달라며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신청서가 최근 반려됐다. 나이스는 학생의 성적 처리와 출·결석, 학사일정 등을 맡은 교육부의 핵심 정보기술(IT) 시스템이다. 대기업은 나이스 같은 정부의 소프트웨어 사업 참여에 제한을 받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2013년 도입한 대기업의 공공 소프트웨어사업 참여 제한 제도(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때문이다. 국내 중소·중견 IT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다만 국가안보 사업, 신기술 도입 등 일부 예외 사업은 별도의 심사를 받아 수주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2일 교육부의 신청에 대해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열어 검토했다. 하지만 대기업 참여를 예외로 인정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과기정통부는 18일 관련 결정 내용이 담긴 공문을 교육부에 보냈다. 교육부 관계자는 “처음 세 번은 국가 안보와 관련한 사업, 마지막에는 신기술 적용 분야라는 이유로 예외 신청을 했지만 모두 반려됐다”며 “다시 신청할지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네 번이나 대기업 참여 제한 예외를 요청하고, 매번 퇴짜를 맞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교육부는 대기업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대규모 공공사업에서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민의 불편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사상 첫 온라인 개학에서 발생한 접속 오류가 대표적이다. 중소기업이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한동안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에 학생 수십만 명이 한 번에 몰렸고, 이를 견디지 못한 온라인 공공교육 사이트에 장애가 발생했다. 국립대 사무국장을 지낸 한 교육부 공무원은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원격수업과 같은 시스템은 믿고 맡길 만한 업체에 의뢰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주완/배태웅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