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제약은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의 조건부 허가 취소와 관련해 “응급임상 사용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20일 밝혔다. 리아백스주는 테르토모타이드염산염을 주 성분으로 삼성제약이 개발 중인 췌장암 치료제다.

응급임상 승인 제도(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치료목적 사용 승인 제도)는 생명이 위독한 환자 중 적절한 치료 수단이 없는 경우, 개발 중인 의약품을 사용하도록 승인하는 제도다. 의사의 판단 아래 환자의 동의를 받아 사용을 신청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다. 응급 사용에 필요한 의약품은 제약사가 무료 제공하기 때문에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다.

식약처 홈페이지 ‘치료목적사용승인현황’ 자료에 따르면 리아백스주(GV1001)는 췌장암을 비롯해 대장암 난소암 유방암 등 각종 암과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리아백스주 응급임상 사용은 2014년 5건으로 시작해 2018년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에는 응급임상 사용 승인 전체 686건 중 210건으로 그해 응급임상에 사용된 치료제 중 가장 많았다. 2019년은 전체 414건 중 92건, 올해는 263건 중 10건의 사용 승인을 받았다.

삼성제약은 신약후보물질 ‘GV1001'을 개발사인 젬백스앤카엘로부터 2015년 기술이전받았다. 그해 3월 췌장암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신약 허가를 받았다. 승인일인 2015년 3월13일부터 5년 이내 임상 3상 시험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이다.

올 3월12일로 조건부 허가 기간이 만료됐고 삼성제약은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식약처는 리아백스주에 대한 품목동의 직권취소 행정처분을 삼성제약에 전날 최종 통보했다. 사전통지와 이의 제기 및 외부전문가 의견 수렴 등 조정 과정을 거친 결과다.

삼성제약은 이에 대해 품목 취소 행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췌장암 발병률이 적고 모집 요건 충족 환자를 모집하기 어려워 임상시험 시작이 늦어졌다"고 제출 지연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임상시험은 완료된 상태이며 연내 제출 목표로 최종보고서 작성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