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소득 감소 발표 없이 "분배지표 개선" 자축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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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의 효과로 2분기 월평균 가계소득과 소비가 증가했지만 상대적 취약계층인 1인가구는 이같은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과 지출이 동반 감소하면서 어려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이같은 1인가구 통계를 발표하지 않은 채 2인이상 가구의 소득을 기준으로 "분배지표가 개선됐다"고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공개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전국,1인이상)'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1인가구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233만8918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 대비 5만6495원(2.4%) 감소했다. 재난지원금이 포함되는 이전소득이 54만5590원으로 33.1% 증가했지만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이 각각 3.0%, 22.5%, 84.2% 감소했다.
이는 다른 가구의 소득이 증가한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2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80만1810원으로 3.6% 증가했다. 3인과 4인 소득은 557만4511원, 667만330원으로 조사돼 각각 3.5%, 7.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5인 이상 가구는 686만7395원을 벌어 소득이 8.7% 증가했다.
소비 지출도 1인가구만 감소했다. 1인가구의 가계 지출은 176만130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다. 재난지원금 효과로 다른 가구의 지출이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가계 지출은 2.7% 증가했다.
통계청은 1인 가구를 포함한 전체 가구를 조사함에도 불구하고 공식 통계 발표에서 1인가구를 포함하지 않는다. 대신 극히 일부 통계만 통계표 형태로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공식 브리핑 등을 통해 나오는 평균 소득과 소득분배율 지표는 모두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날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발표된 소득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분배율은 2분기 4.23배로 나왔다. 전년 동기 4.58배에 비해 0.35배 포인트 개선됐다. 2015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낮을수록 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지표를 바탕으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대급 고용·실물경제 충격 속에서도 분배지표가 개선된 데에는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 대응이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긴급 재난지원금 등을 통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인해 감소한 소득을 보완하는 한편 성공적 방역과 경기보강, 고용안전망 강화 등을 통해 사업·근로소득 등 시장소득 감소폭이 완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저소득층이 많은 1인가구가 제외된 통계를 기준으로 이같은 평가를 내리는 것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인가구가 포함된 실제 전체 가구의 소득분배율은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1인 가구만 소득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전년 동기보다 소득분배가 악화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계전문가들은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만큼 이를 제외하고 통계를 내는 것은 왜곡을 초래한다"며 1인가구를 포함한 통계를 발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올해부터 1인가구 현황을 포함한 통계를 작성하고 있으며, 통계의 안정성 등을 검토해 내년부터 이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20일 공개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전국,1인이상)'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1인가구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233만8918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 대비 5만6495원(2.4%) 감소했다. 재난지원금이 포함되는 이전소득이 54만5590원으로 33.1% 증가했지만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이 각각 3.0%, 22.5%, 84.2% 감소했다.
이는 다른 가구의 소득이 증가한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2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80만1810원으로 3.6% 증가했다. 3인과 4인 소득은 557만4511원, 667만330원으로 조사돼 각각 3.5%, 7.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5인 이상 가구는 686만7395원을 벌어 소득이 8.7% 증가했다.
소비 지출도 1인가구만 감소했다. 1인가구의 가계 지출은 176만130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다. 재난지원금 효과로 다른 가구의 지출이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가계 지출은 2.7% 증가했다.
통계청은 1인 가구를 포함한 전체 가구를 조사함에도 불구하고 공식 통계 발표에서 1인가구를 포함하지 않는다. 대신 극히 일부 통계만 통계표 형태로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공식 브리핑 등을 통해 나오는 평균 소득과 소득분배율 지표는 모두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날 2인 이상 가구를 기준으로 발표된 소득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분배율은 2분기 4.23배로 나왔다. 전년 동기 4.58배에 비해 0.35배 포인트 개선됐다. 2015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낮을수록 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지표를 바탕으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대급 고용·실물경제 충격 속에서도 분배지표가 개선된 데에는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 대응이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긴급 재난지원금 등을 통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인해 감소한 소득을 보완하는 한편 성공적 방역과 경기보강, 고용안전망 강화 등을 통해 사업·근로소득 등 시장소득 감소폭이 완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저소득층이 많은 1인가구가 제외된 통계를 기준으로 이같은 평가를 내리는 것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인가구가 포함된 실제 전체 가구의 소득분배율은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1인 가구만 소득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전년 동기보다 소득분배가 악화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계전문가들은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만큼 이를 제외하고 통계를 내는 것은 왜곡을 초래한다"며 1인가구를 포함한 통계를 발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올해부터 1인가구 현황을 포함한 통계를 작성하고 있으며, 통계의 안정성 등을 검토해 내년부터 이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