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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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부분 주(州)는 봉쇄 조치를 해제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집에 머무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강력한 전염병이란 사실이 바뀌지 않는 한 사람들은 조심할 것이고, 경제활동은 그만큼 약해질 것이다. 마스크 착용 같은 이슈에 대해 우리가 대처하는 것과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위험 사이에는 꽤 큰 연관성이 있다.

비필수적 사업장들도 제한적으로 문을 열 수 있게 한 플로리다주를 떠올려 보자. 대규모 모임 금지가 해제됐고, 식당들은 제한 없이 내부에 손님을 받아들였다. 미국 36개 주에서 대규모 집회 금지가 해제됐거나 완화됐다. 모든 주에서 최소한 일부적으로라도 비필수적 업종의 영업이 재개됐다. 현재 33개 주에서 술집이 문을 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들은 활동을 제한하고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맞을지 모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인의 45%가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높은 조건을 하나 이상 갖추고 있다고 추정한다. 봉쇄조치 명령이나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경기 침체의 주된 이유가 되는지를 놓고 그동안 논란이 있었다. 둘 다 관련은 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의 걱정이 경기 침체의 더욱 큰 요인이 될 수 있다. 경기 회복을 지원하고 더블딥 불황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전염병을 통제해야 한다.

미국 노동시장은 지난 3월 절벽으로 떨어졌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월 셋째주 330만 건으로 폭증하기 시작했고 넷째주에는 690만 건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미국 전역의 모든 주와 대부분의 산업에 걸쳐 실업수당 청구가 대폭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일부 경제학자는 3월의 노동시장 대혼란에 대해 봉쇄 명령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민간 소비자들의 과민 반응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3월 미국에서는 채용 관련 게시물도 올초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리사 B. 칸, 데이비드 위처 등 경제학자들은 4월 한 논문에서 국가가 시민들에게 재택 명령을 내렸든, 바이러스가 얼마나 크게 확산했든 상관없이 노동 수요가 미국 전역에서 비슷하게 줄었다고 결론지었다.

일자리 감소는 서비스업에서 특히 많았다. 많은 경우 부모들이 직장에 나가지 못한 것은 아이들 학교가 휴교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직접 대면해야 하는 서비스업소 방문을 소비자들이 기피했기 때문이다.

코살리 사이먼 교수를 포함한 여러 경제학자로 구성된 인디애나대 연구팀은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미국 노동시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주 정부가 봉쇄 명령을 내린 이후 열흘마다 고용이 1.7%포인트씩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연구팀은 1~4월 고용 감소의 60%가 정책에 따른 결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40%는 바이러스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재 미국은 4월에 비해 실질적으로 개방성이 높아졌지만 경제는 매우 취약하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소비자 지출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94%에 이른다고 추정한다. 그것은 큰 진전이다. 하지만 소비 지출의 빈자리는 여전히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봉쇄 조치는 대부분 끝났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 그들이 선택하기에 너무 위험하다고 여기는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스파 및 네일 살롱과 같은 개인 의료 분야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절반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항공사를 포함한 교통산업은 코로나19 이전의 3분의 1 수준도 회복하지 못했다.

봉쇄 명령으로 많은 사람이 외식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호텔에 머물지, 치과에 갈지 등을 결정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위험에 대한 내성이 어느 정도 높아지더라도 감염 공포로 경기 침체 수준의 생산성 악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주 정부는 바이러스가 아무리 광범위하게 퍼지더라도 폐쇄 조치를 다시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역시 대선을 앞두고 ‘집에 머무르기’ 전략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올 하반기 경제의 운명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선 바이러스를 통제해야 한다. 개인적 만남에 보다 신중하고 마스크 착용을 확대해야 하며 더욱 광범위한 테스트와 격리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이 실패하면 코로나19로 많은 비극적 죽음과 질병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경제 회복은 더딜 것이다. 다시 불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뜻이다.

원제=Lifting Lockdowns Won’t Fully Restore the Economy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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