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자동차를 대표하는 미국 상장사 두 곳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전기차기업 테슬라는 최근 주가가 재상승 중이지만 수소차를 대표하는 니콜라는 지난달 크게 하락한 뒤 지지부진하다. 국내 증시 투자자의 관심은 현대자동차로 모아진다. 수소차 시장을 적극 개척해온 현대차는 지난달 중순 이후 급등한 뒤 최근 며칠간 조정을 받고 있다.

테슬라냐, 니콜라냐…현대차는 누굴 따라갈까
투자자들은 현대차가 니콜라처럼 하락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니콜라보다는 테슬라의 궤적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상승폭이 니콜라보다 훨씬 작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작고, 막연한 기대를 넘어 이미 미래차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19일(현지시간) 1878.53달러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급등한 테슬라는 지난달 20일 1643.00달러를 찍은 뒤 한동안 큰 등락이 없었다. 이달 11일(1374.39달러)부터 다시 상승을 시작해 이날까지 36.68% 올랐다. 니콜라는 지난 5월 6일(13.18달러)부터 6월 9일(79.73달러)까지 504.93% 폭등했지만 이후 하락 반전했다. 지난달 20일 이후로는 40달러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은 고점 대비 46.66% 떨어진 42.53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와 니콜라의 주가가 엇갈리는 건 ‘PDR(price to dream ratio)의 현실화’와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올 2분기에 네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S&P500지수 편입 요건을 충족했다. 미국 중국 독일 등지에 공장을 신설하거나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등 파이를 점점 키우고 있다. 올해 연간 판매 목표는 50만 대에 달한다.

니콜라는 아직 수소차를 한 대도 판매하지 못했다. 개발 중이라는 말만 무성하다. 일부에서 나오는 니콜라의 기술력에 대한 회의론도 주가가 오르는 걸 막고 있다.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은 니콜라의 기술력이 과장됐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미국 투자자들은 만능 질병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고 거짓말을 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유치했던 엘리자베스 홈스의 테라노스 사례를 언급하며 니콜라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대차는 2년 전부터 수소차를 개발해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수소 완성차를 제작할 수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현대차, 도요타, 혼다 정도에 불과한데 그중에서도 현대차의 판매량이 가장 많다. 현대차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지난달 10일(9만8300원)부터 이달 20일(15만5000원)까지 57.68% 상승에 그쳐 니콜라에 비하면 더 오를 여지가 있다. 현대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29배로 아직 업종 평균(17.35배)에도 못 미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최근 수소차 관련 경쟁력이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지만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