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결과다. 하지만 보조금 효과를 빼면 2분기 소득지표는 역대 최악 수준이었다.

근로·사업·재산소득 '동반 추락'…"재난지원금으로 2분기 버텼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가구소득은 527만2000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2014년 1분기(5.0%) 후 최대 증가폭이다.

가구소득 중 근로소득은 2분기 32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종 사업장이 폐쇄되거나 업황이 악화된 영향이다.

사업소득은 94만2000원으로 4.6%, 재산소득은 3만4000원으로 11.7% 각각 감소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 등 세 가지 지표가 동반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가구소득 증가는 보조금 성격인 이전소득이 증가한 영향이다. 올 2분기 이전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80.8% 늘었다. 사적이전소득이 2.1%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긴급재난지원금을 포함하는 공적이전소득은 127.9%나 급증했다.

분배지표인 균등화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23배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4.58배에 비해 0.35배포인트 개선됐다. 2015년 2분기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균등화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분배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등이 포함되는 공적이전소득 및 지출 효과를 제외한 시장소득 5분위 배율은 작년 2분기 7.04배에서 올해 8.42배로 악화됐다.

가계지출은 증가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1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부동산 거래 증가 등의 영향으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세금 지출은 22만2000원으로 작년 2분기(20만6000원)에 비해 7.8% 증가했다. 특히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는 소득 4분위(소득 상위 20~40%)의 조세·준조세 부담이 늘었다.

이번 발표에서 전체 가구의 30%를 차지하는 1인가구는 빠졌다. 통계청이 2인 이상 가구만을 대상으로 통계를 발표하고 1인가구 통계는 일부 지표만 공개해서다. 2분기 1인가구의 소득은 233만891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소비지출도 6.6% 줄었다. 대부분이 소득 하위인 1인가구를 포함하면 2분기 분배지표가 악화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진규/구은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