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체조교실서 무더기 감염…집회·교회발 감염 우려도 여전
안정세에서 확산세로…심리적 마지노선 '두 자릿수대' 무너져
'청정 강원' 누적 확진 100명 넘어…급속 확산 '중대 기로'
주춤한듯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세지면서 강원지역 누적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강원도는 대구·경북이나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인접해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가 다른 시도와 견줘 상대적으로 적어 그동안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방역지표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자릿수대 확진자'가 도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6개월 만에 무너지면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정 강원' 누적 확진 100명 넘어…급속 확산 '중대 기로'
◇ 원주서 체조교실 학생 등 6명 무더기 감염
20일 원주의 한 체조교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 6명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도보건당국에 따르면 원주 31번 확진자인 고교생 A군이 지난 12일 운동한 무실동의 한 체조교실에서 20대 강사와 10∼20대 학생 5명 등 6명이 추가로 20일 확진됐다.

31번 확진자인 고교생 A군은 경북의 한 고교에 다니다가 방학을 맞아 원주에서 머물렀으며 지난 17일 발열 증상을 보여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채취한 결과 이튿날인 18일 오후 11시 30분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에 나선 보건당국은 A군이 지난 12일 무실동의 한 체조교실에서 운동한 사실을 파악하고 강사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체 조사를 했다.

문제는 확진 판정을 받은 6명이 모두 다른 곳에 산다는 점이다.

A군과 함께 운동한 20대 강사는 반곡동에, 학생 5명은 지정면·무실동·단구동·개운동·태장 1동에 거주해 이동 동선에 따라 검사 대상자 수만 따져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A군은 감염 경로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확진자 중 1명의 부모가 정선 강원랜드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도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A군의 아버지가 지난 15일과 18일 원주시 문막의 한 휘트니스센터에서 각 3∼4시간가량 운동한 것으로 조사돼 보건당국이 이용자 370명의 명단을 확보해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청정 강원' 누적 확진 100명 넘어…급속 확산 '중대 기로'
◇ 집회·교회 등 'n차 감염' 우려 여전…광복절 집회 참가자 100여명 오리무중
8·15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사랑제일교회 방문자를 통한 지역 전파도 계속해서 우려되는 상황이다.

광화문 집회에 참가했던 춘천지역 16번째 확진자의 경우 지난 16∼19일 대형마트와 교회 등을 왕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선별검사를 받은 뒤에도 대학병원과 식장, 약국 등을 다녀가 한때 해당 병원이 일부 폐쇄되기도 했다.

도보건당국이 파악한 사랑제일교회 신도는 32명으로 이 중 29명을 검사해 2명이 확진됐다.

나머지 3명은 연락이 닿지 않거나 검사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광복절 집회 도내 참가자는 300여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8일 경복궁 집회 참가자는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

춘천시도 광화문 집회에 190∼230명의 주민이 참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 150여 명만 검사를 받았고 나머지 참가자는 오리무중이다.

시는 8·15 집회 참석자의 정확한 명단을 확보하고자 애쓰고 있지만 여러 단체나 개별 그룹의 비협조로 아직 입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미검사자들을 통해 어떤 형태로 코로나19가 지역에 확산할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부디 선별진료소를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 첫 확진자 발생 후 6개월 만에 100명 넘어서
강원도에서 누적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대로 올라선 건 지난 2월 22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정확히 181일 만이다.

대구·경북과 이태원클럽 방문, 확진자와의 접촉 등으로 5월 13일까지 50여 명이 발생했다.

그 이후에 발생한 확진자들은 해외에서 입국한 유학생 등 감염경로가 해외유입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확진자와 접촉으로 인해 이따금씩 발생했을 뿐 뚜렷한 확산세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도권 'n차 감염'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강원지역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면 14일 3명, 16일 2명, 17일 2명, 18일 6명, 19일 5명에 이어 이날 7명이 발생했다.

하루 평균 4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집회에다 이날 원주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모임과 외출 자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 달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