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익사 사고…악플러·허위사실 유포 무더기 고소(종합)

지난 4일 오륙도 앞바다서 숨진 학생 친구 부모들…34명 고소
"현장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 취급, 일상생활 불가능"

지난 4일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중학생 익사 사고와 관련 당시 현장에 있던 친구들을 비방하는 악성 댓글 등이 잇따르자 부모들이 댓글 게시자와 허위사실을 유포한 34명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숨진 A군 친구의 부모들은 페이스북, 커뮤니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 게시물을 올린 20명과 인터넷 커뮤니티나 언론 기사 등에 악성 댓글을 단 14명을 명예훼손과 허위사실유포 등 혐의로 부산 남부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고 20일 밝혔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부모들은 A군 죽음에 슬퍼하고 애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이 가해자 취급을 받으며 온갖 비난에 시달리고 있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4일 오륙도 바다에서 A(14)군이 물놀이 사고로 숨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SNS 등에서 함께 있던 친구들이 A군을 구조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수의 게시글에는 '지나가는 일반 시민이 신고했다',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웃으며 영상을 찍었다' 등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올라왔다.

이에 부모들은 "사고 심각성을 인지한 후 아이들은 영상 촬영을 중단하고 바로 신고했고, 외부인이 아닌 현장에 있던 친구 중 한명이 신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친구들이 A군 빈소에서 격식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담배를 피우는 등 난동을 피웠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부모와 함께 장례식을 찾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오히려 주변의 눈총이 따가워 빠르게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후 A군 친구들이 '미성년자는 어차피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식의 대화를 나눴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부모들은 부인했다.

이들은 "캡처 내용은 제3자들이 이 사고를 두고 처벌 여부에 대해 대화한 것"이라며 "현장에 있던 아이들은 이 대화방 안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현장에 있던 친구 중 한명이 A군 죽음에 대해 '삼가 고인돌에 면봉을 비빕니다'는 댓글을 SNS에 달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현장에 있던 아이가 단 댓글이 아니다"라며 "마치 우리 아이가 댓글을 달았다는 식의 허위사실이 계속 유포되고 있다"고 밝혔다.

A군 사망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듯 일상적 대화를 나눠 비난을 산 대화 캡처본에 대해서도 부모들은 반박했다.

이들은 "양산에 사는 아이들이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자신들끼리 이야기하다 나온 대화 내용으로 알고 있다"며 "이 대화방에도 현장에 있던 친구들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부모들은 악성 댓글, 허위 게시물 등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대로 고소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고소장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해경은 사고 경위와 함께 A군 친구를 상대로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4일 오후 3시께 부산 남구 오륙도 선착장 앞바다에서 A군이 파도에 휩쓸리자 함께 있던 친구들이 해경에 신고했다.

구조 당시 A군은 호흡과 맥박이 없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구조된 지 한시간여만에 사망했다.

친구 6명과 있었던 A군은 수영하기 위해 혼자 바다에 뛰어들었다 파도에 휩쓸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