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중국명 시사 군도)에 중국이 폭격기를 배치한 것에 주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했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중국해 호앙사 군도에 무기와 폭격기를 보내는 것은 베트남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 지역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항 대변인은 "남중국해 주변국들이 이 지역 평화와 안정, 안보를 유지하는 데 책임져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호앙사 군도와 쯔엉사 군도(스프래틀리 군도, 중국명 난사 군도)는 베트남의 영토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과 베트남 언론들은 중국군이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에 있는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 베트남명 푸럼)에 최신예 'H-6J' 폭격기를 처음으로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런궈창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남중국해에서 H-6G, H-6J 등 최신형 군용기가 참가한 고강도 훈련을 벌였다고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의 9개 선인 ‘남해구단선’을 설정하고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남해구단선은 남중국해 전체 해역의 90%가량을 차지하며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해한다. 이 때문에 주변국들과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선 중국과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항공모함과 전투기, 폭격기 등을 동원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적으로 펼치면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