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털기] 르노 조에, 사회초년생에 딱인 2000만원대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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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61회
△ 르노 조에 인텐스 시승기
▽ 300km 주행 전기차, 보조금 받으면 2000만원대
▽ 내연기관차와 이질감 없는 성능·디자인 갖춰
▽ 고속·장거리 주행, 뒷좌석 활용도는 낮아
△ 르노 조에 인텐스 시승기
▽ 300km 주행 전기차, 보조금 받으면 2000만원대
▽ 내연기관차와 이질감 없는 성능·디자인 갖춰
▽ 고속·장거리 주행, 뒷좌석 활용도는 낮아
르노삼성자동차가 2000만원대 가격과 300km대 주행거리를 갖춘 전기차 르노 조에를 선보였다. 직접 만나본 조에는 직장과 집을 도시에 두고 생활하는 사회초년생들에게 어울리는 차량이었다.
르노 조에는 전장·전폭·전고가 4090·1730·1560mm인 소형 해치백이다. 실내공간을 가늠하는 기준인 축간거리는 2590mm를 확보했다. 가장 최근까지 생산됐던 국산 세단인 현대차 엑센트, 한국GM 아베오보다 크기는 다소 작지만 실내 공간은 조금 넓은(2018 엑센트: 2570mm, 2018 아베오: 2525mm) 편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날렵한 듯 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느낌이었다. 정면에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이 자리잡았고 C자 주간주행등이 좌우에서 날렵한 인상을 심어줬다. 전면 범퍼에는 공기역학적 성능을 더하기 위한 사이드 벤트도 장착됐다. 하지만 후드의 윤곽선이 부드럽게 연결되고 범퍼의 윤곽도 각진 형상보다는 부드러운 곡선의 형태를 띄었다. 마름모 형태를 했지만 각진 부분을 모두 동그랗게 처리한 후미등도 매력 포인트다. 운전석에 앉자 예상보다 여유로운 공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폭이 제한적이기에 정자세를 해야할까 고민했지만, 허리를 뒤로 젖히고 팔과 다리를 다소 벌려도 문제가 없었다. 내연기관차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실내도 특징이었다. 기존 전기차들은 내연기관차와의 차별화를 위해 플라스틱 등을 대거 사용하고 블루 컬러를 활용한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갖춰왔다. 하지만 큰 이질감을 주거나 고급감을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르노 조에의 실내는 가죽과 천 소재를 활용해 르노 캡처나 XM3를 연상시켰다. 대시보드는 상단이 플라스틱으로 마감됐지만, 하단은 트림에 따라 가죽과 천 소재를 활용해 편안함을 준다. 도어 암레스트와 시트에도 가죽과 천을 사용한다. 르노 조에는 젠, 인텐스, 인텐스 에코 3개 트림으로 출시되는데, 인텐스의 경우 가죽을 사용하고 젠과 인텐스 에코에는 업사이클 패브릭이 활용됐다. 로장주 엠블럼이 박힌 스티어링 휠도 르노의 여느 소형·준중형 차량에 달린 것과 차이가 없었다.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9.3인치 세로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속도와 배터리 잔량, 내비게이션 등 주행 중 필요한 정보를 보기 편하도록 제공했다. 특히 원을 삼등분한 형태의 디지털 클러스터에서는 독특한 디자인과 편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디지털 클러스터의 베젤 부분에도 아날로그식 경고등을 배치해 공간을 알뜰하게 활용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행을 시작하자 르노 조에는 조용하면서도 힘있게 내달렸다. 이날 시승 코스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을 지나 다시 DDP로 돌아오는 약 20km 구간이었다. 도로에 올라서자 전기차 특유의 가속력을 뽐내면서도 편안한 승차감과 부드러운 핸들링을 제공했다. 도로에서 감속은 부드러웠고 산을 오르면서도 힘이 넘쳤다. 산길에서 다소 속도를 내 회전하더라도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했고 과속방지턱도 준대형 승용차를 타는 듯 부드럽게 넘어갔다.
통상 전기차들은 감속하며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을 하는데, 이 때문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바퀴에 무언가 걸린 듯 꿀렁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르노 조에의 감속은 회생제동을 하지 않는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느낌을 주면서 감속 속도만 빠를 정도로 부드럽게 이뤄졌다. 회생제동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 기어 노브를 끝까지 당기면 회생제동을 하지 않는 D 모드와 회생제동을 하는 B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설계하며 무게중심을 낮추고 적절한 무게 배분으로 라이드·핸들링 성능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유럽 소비자들의 경우 구불구불한 길을 빠르게 달리는 와인딩을 중요시 여기기에 르노 조에도 그 기준에 부합할 성능을 갖췄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르노 조에는 올해 상반기에만 3만7540대가 팔리며 테슬라 모델3(3만2637대)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현지 소비자들의 검증을 거친 셈이다.
유지비 측면에서도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 르노삼성은 연 주행거리를 1만3000km로 가정하고 휘발유 차량과 비교할 때 조에의 연료비 부담이 절반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르노삼성은 연비 14.9km/L인 휘발유 차량의 연간 연료비는 127만원이 들어가며 조에의 경우 완속 충전을 하면 41만원, 급속 충전을 하면 69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계산했다.
도심 주행에 있어 아쉬울 것 없는 성능이지만, 고속 주행에는 한계가 있다. 르노 조에는 100kW급 최신 R245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5kg.m(245Nm)을 지원한다. 정지 상태에서 50km/h까지 3.6초 만에 도달하지만, 100km/h까지는 9.5초가 걸려 전기차치고는 느린 편이다. 최고 속도도 140km/h로 제한됐다. 고속으로 주행할 경우 배터리 효율이 크게 나빠지는 탓이다. 르노 조에는 LG화학에서 만든 54.5㎾h 용량의 Z.E.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 시 최장 309㎞(WLTP 기준 395㎞)를 갈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등 앞 좌석 편의성은 준수하지만 뒷좌석 공간이 제한적이라는 차급의 한계도 아쉽다. 일반 성인 체격의 기자가 뒷좌석에 앉으니 무릎 공간이 가득 차 편히 앉기 어려웠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338L로 차급 대비 양호한 편이다.
가격은 젠 3995만원, 인텐스 에코 4245만원, 인텐스 4395만원이다. 환경부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추가 보조금을 받을 경우 서울에서는 최저 2809만원, 제주도에서는 최저 2759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첫 차 평균 구입가격(2017년 기준 2801만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르노 조에는 전장·전폭·전고가 4090·1730·1560mm인 소형 해치백이다. 실내공간을 가늠하는 기준인 축간거리는 2590mm를 확보했다. 가장 최근까지 생산됐던 국산 세단인 현대차 엑센트, 한국GM 아베오보다 크기는 다소 작지만 실내 공간은 조금 넓은(2018 엑센트: 2570mm, 2018 아베오: 2525mm) 편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날렵한 듯 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느낌이었다. 정면에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이 자리잡았고 C자 주간주행등이 좌우에서 날렵한 인상을 심어줬다. 전면 범퍼에는 공기역학적 성능을 더하기 위한 사이드 벤트도 장착됐다. 하지만 후드의 윤곽선이 부드럽게 연결되고 범퍼의 윤곽도 각진 형상보다는 부드러운 곡선의 형태를 띄었다. 마름모 형태를 했지만 각진 부분을 모두 동그랗게 처리한 후미등도 매력 포인트다. 운전석에 앉자 예상보다 여유로운 공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폭이 제한적이기에 정자세를 해야할까 고민했지만, 허리를 뒤로 젖히고 팔과 다리를 다소 벌려도 문제가 없었다. 내연기관차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실내도 특징이었다. 기존 전기차들은 내연기관차와의 차별화를 위해 플라스틱 등을 대거 사용하고 블루 컬러를 활용한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갖춰왔다. 하지만 큰 이질감을 주거나 고급감을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르노 조에의 실내는 가죽과 천 소재를 활용해 르노 캡처나 XM3를 연상시켰다. 대시보드는 상단이 플라스틱으로 마감됐지만, 하단은 트림에 따라 가죽과 천 소재를 활용해 편안함을 준다. 도어 암레스트와 시트에도 가죽과 천을 사용한다. 르노 조에는 젠, 인텐스, 인텐스 에코 3개 트림으로 출시되는데, 인텐스의 경우 가죽을 사용하고 젠과 인텐스 에코에는 업사이클 패브릭이 활용됐다. 로장주 엠블럼이 박힌 스티어링 휠도 르노의 여느 소형·준중형 차량에 달린 것과 차이가 없었다.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9.3인치 세로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속도와 배터리 잔량, 내비게이션 등 주행 중 필요한 정보를 보기 편하도록 제공했다. 특히 원을 삼등분한 형태의 디지털 클러스터에서는 독특한 디자인과 편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디지털 클러스터의 베젤 부분에도 아날로그식 경고등을 배치해 공간을 알뜰하게 활용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행을 시작하자 르노 조에는 조용하면서도 힘있게 내달렸다. 이날 시승 코스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을 지나 다시 DDP로 돌아오는 약 20km 구간이었다. 도로에 올라서자 전기차 특유의 가속력을 뽐내면서도 편안한 승차감과 부드러운 핸들링을 제공했다. 도로에서 감속은 부드러웠고 산을 오르면서도 힘이 넘쳤다. 산길에서 다소 속도를 내 회전하더라도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했고 과속방지턱도 준대형 승용차를 타는 듯 부드럽게 넘어갔다.
통상 전기차들은 감속하며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을 하는데, 이 때문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바퀴에 무언가 걸린 듯 꿀렁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르노 조에의 감속은 회생제동을 하지 않는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느낌을 주면서 감속 속도만 빠를 정도로 부드럽게 이뤄졌다. 회생제동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 기어 노브를 끝까지 당기면 회생제동을 하지 않는 D 모드와 회생제동을 하는 B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설계하며 무게중심을 낮추고 적절한 무게 배분으로 라이드·핸들링 성능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유럽 소비자들의 경우 구불구불한 길을 빠르게 달리는 와인딩을 중요시 여기기에 르노 조에도 그 기준에 부합할 성능을 갖췄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르노 조에는 올해 상반기에만 3만7540대가 팔리며 테슬라 모델3(3만2637대)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현지 소비자들의 검증을 거친 셈이다.
유지비 측면에서도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 르노삼성은 연 주행거리를 1만3000km로 가정하고 휘발유 차량과 비교할 때 조에의 연료비 부담이 절반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르노삼성은 연비 14.9km/L인 휘발유 차량의 연간 연료비는 127만원이 들어가며 조에의 경우 완속 충전을 하면 41만원, 급속 충전을 하면 69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계산했다.
도심 주행에 있어 아쉬울 것 없는 성능이지만, 고속 주행에는 한계가 있다. 르노 조에는 100kW급 최신 R245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5kg.m(245Nm)을 지원한다. 정지 상태에서 50km/h까지 3.6초 만에 도달하지만, 100km/h까지는 9.5초가 걸려 전기차치고는 느린 편이다. 최고 속도도 140km/h로 제한됐다. 고속으로 주행할 경우 배터리 효율이 크게 나빠지는 탓이다. 르노 조에는 LG화학에서 만든 54.5㎾h 용량의 Z.E.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 시 최장 309㎞(WLTP 기준 395㎞)를 갈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등 앞 좌석 편의성은 준수하지만 뒷좌석 공간이 제한적이라는 차급의 한계도 아쉽다. 일반 성인 체격의 기자가 뒷좌석에 앉으니 무릎 공간이 가득 차 편히 앉기 어려웠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338L로 차급 대비 양호한 편이다.
가격은 젠 3995만원, 인텐스 에코 4245만원, 인텐스 4395만원이다. 환경부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추가 보조금을 받을 경우 서울에서는 최저 2809만원, 제주도에서는 최저 2759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첫 차 평균 구입가격(2017년 기준 2801만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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