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선 증시…하반기 주식시장 5대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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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벌이진 이후 주식시장의 키워드는 유동성이었다. 막대한 유동자금은 시장으로 흘러들어왔다. 실물경기 악화는 변수가 되지 않았다. 유동성은 코스피를 2400까지 밀어 올렸다.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한 시장이었다.
하지만 '2500 고지'를 앞두고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증시가 과열됐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오자 악재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대표적이다. 실물과 괴리된 증시가 돈의 힘만으로 오르기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말까지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잭슨홀과 FOMC 회의
전날(20일) 코스피 하락을 촉발한 것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였다. 공개된 FOMC의사록을 통해 추가적인 부양조치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예상보다 소극적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아시아증시는 동반 하락했다.증권가는 오는 27~28일 예정된 잭슨홀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잭슨홀은 전세계 중앙은행 회의체다. 이번 회의에선 3분기 경제전망과 새로운 통화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음달 15~16일에 열리는 FOMC 회의도 중요한 이벤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이나 FOMC 회의에서 추가로 돈을 풀고,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면 주식 등 각종 위험자산이 추가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美전당대회와 대선
증시를 흔들 또 다른 변수는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다. 미국 공화당은 오는 24~27일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전당대회 마지막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계기로 '컨벤션 효과'가 나타날지 관심이다.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회복 여부가 관심을 끌 전망이다. 9월 29일, 10월 7일, 10월 22일 세차례 대선토론이 예정돼 있다. 대선은 11월 3일이다. 열세인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을 못하면 대선이 열리기 전부터 '포스트 트럼프'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만 놓고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코로나 백신 딜레마
코로나 백신개발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라고 할수 있다. 백신 개발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세계 경제가 정상화된다는 점에서는 대형 호재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풀려있는 유동성을 거둬들일 가능성이 높다. 백신 결과 발표를 계기로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박상현 연구원은 "백신 개발 성공 뉴스는 경제 펀더멘탈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 채권 등 안전자산 가격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내년 상반기 백신 공급을 목표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9~10월 첫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화이자는 오는 10월 2·3상 결과를 발표한다.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
코로나19는 조금만 방심해도 급속도로 확산된다. 최근 국내상황이 그런 예다. 바이러스 확산이 용이한 가을철 유럽과 미국에서 대규모 재유행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시 셧다운이 되고 경제가 위축될 경우 금융시장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각국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경기부양책을 대부분 내놔서 더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그동안 G2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무역분쟁 수위를 조절해왔다. 자칫 회복하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으며 국제적 지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예정됐던 고위급 회담을 연기해 갈등을 피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분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거 리스크'가 없어진 이상 반·중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미국 시장에는 호재일지 몰라도 세계 시장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다.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끝장'을 보려할 것이라고 전망까지 나온다. 증시에도 막대한 충격이 전해질 수 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책 불확실성은 G2분쟁과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