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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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요금제 쓸 수 있다고 해서 처음으로 자급제폰 보러 왔어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20 5G' 시리즈가 정식 출시된 첫 날인 21일, 앞서 진행된 온라인 사전예약 당시 뜨거웠던 '자급제폰' 돌풍이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날 서울 강남 일대의 삼성디지털프라자 두 곳과 이동통신 3사 대리점 다수를 방문한 결과, 두 곳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예년과 비교하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차이는 있었다.

삼성디지털프라자를 비롯해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여타 전자매장은 자급제폰을 판다. 자급제폰이란 이동통신 3사를 거치지 않은 폰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대리점에서 개통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서 공기계를 구입하고 개통하는 방식을 뜻한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사전예약 기간 동안 갤럭시노트20 시리즈 물량의 15% 내외가 자급제폰으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자급제 비중이 10%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크게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선호 추세와 맞물려 인터넷몰에서 진행된 10% 이상의 카드사 할인, 포인트적립, 무이자할부 등의 혜택이 진행되며 갤럭시노트20 자급제폰판매가 호조세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급제폰 역시 선택약정을 통해 매달 25%의 요금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5G 모델의 경우 이제 고가의 5G 요금제 대신 4G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정식 출시일에 방문한 삼성디지털프라자도 이 같은 상황을 보여주는 듯 했다. 매장은 북적이진 않았지만, 손님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매장 관계자는 "오늘 대부분 손님들의 문의는 갤럭시노트20 울트라였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를 보기 위해 삼성디지털프라자를 찾은 한 20대 남성은 "5G 자급제폰을 구매하면 이제 LTE 요금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자급제폰 구매가 처음이라 오늘은 제품 체험만 하러 왔는데, 산다면 이곳에서 살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30대 여성은 "이통사의 (공시)지원금도 낮아 약정할인으로 구매할 예정인데, 그렇다면 자급제폰이 더 낫지 않겠느냐"며 "매장서 상담해보니 오프라인에서도 인터넷에서의 카드할인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삼성 '갤럭시노트20' 울트라/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갤럭시노트20' 울트라/사진제공=삼성전자
반면 이날 들린 이통사 대리점은 대체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갤럭시노트20의 경우 이통 3사가 지원하는 공시지원금 규모는 요금제에 따라 8만~24만원 내외로, 전작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짠물' 지원금이 사전예약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이통 3사가 당분간 이처럼 갤럭시노트20에 예년과 달리 '출혈 마케팅'을 자제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유는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 불법보조금 이슈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다, 하반기엔 주파주 재할당, 5G 설비투자 등 굵직한 이슈가 남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구에 위치한 한 소형 대리점 관계자는 "오전 내내 손님이 한 명 왔다"며 "최근 매장 방문 고객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정식 출시일이라 내심 기대도 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대리점 관계자는 "오늘 노트20 문의는 생각만큼 많진 않았다"고 전했다.

일부 휴대폰 집단상가 중 불법보조금을 크게 얹어줘 이른바 '성지'라 불리는 곳들도 최근 당국의 단속이 심해짐에 따라 갤럭시노트20에 큰 리베이트(판매 보조금)를 넣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