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기능, 세종에 국한 말고 충청권 전체에 분산하자"
충청권 메갈로폴리스 구축을 위한 효율·합리적 대안으로 '충청권의 제2수도권화' 구축이 제시됐다. 대전 대덕구가 메갈로폴리스의 전진기지가 돼야 한다는 주장과 충청권 각 지자체의 광역도시계획이 통일성을 가져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21일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충청발전시민포럼 준비위원회 주최로 열린 '중부권 메갈로폴리스 전략과 구상' 정책토론회에서는 충청 상생발전을 위한 다양한 구상이 쏟아졌다.

특히 '충청권을 제2수도권'으로 육성하기 위해, 행정수도를 다극 집접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눈길을 끌었다.

영국 헐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이순호 박사는 토론에서 세종시에 국한된 행정수도 추진은 균형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행정수도 역할의 충청권 분산 배치를 통해 국토균형발전과 충청 동반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박사는 행정수도 최초 추진 당시 나타났던 주변지역 공동화 등 부작용을 지적한 뒤 "행정수도 건설은 다양한 지자체가 효과를 향유하고 집적이익을 극대화하며 지방분권의 대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충남 논산·계룡·금산지역의 상황 분석을 토대로 수도권의 행정기능 분산배치에 따른 충청권 상생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를 계룡이나 황산벌로 이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기존의 연무대 육군훈련소, 양촌 국방대학교, 계룡대 등과의 집적 이익이 크고 논산과 계룡이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 또한 사관학교 이전의 대의를 빛낼 수 있다"고 했다.

토론에서는 대전 대덕구가 충청권 광역경제권 구축의 전진기지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전, 세종, 충남·북 4개 시도와의 접근성이 가장 뛰어나 충청권 상생과 균형발전의 '허브(hub)'로 최적지라는 것이 골자다.

대전시의회 손희역 복지환경위원장은 충청권 광역경제권 구축을 위한 우선 과제로 문화 동질성 회복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대덕구는 대전, 세종, 충남·북과 접근성이 높고 역사적 문화적 상징성이 있어 메갈로폴리스 전진기지(베이스캠프)로 최적"이라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은 충청권 광역경제권의 베이스캠프가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는 ▲충청광역 대중교통망 구축 ▲충청 문화 관광의 허브 역할 ▲국가산단 지정을 통한 상생단지 조성 등을 제시했다.

행정도시, 대전권, 청주권의 광역도시계획이 중복적으로 설정돼 나타나는 비효율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류제화 여민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충청지역 각 광역 지자체) 도시계획이 중복적으로 설정돼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될 우려가 있다"며 "효율적인 중부권 메갈로폴리스 구성을 위해서는 계획이 통일성과 유기성, 체계정합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이창기 대전대 객원교수가 '미래한국, 중부권에 달렸다' 주제로 발제했고 강영환 시사평론가, 류제화 변호사, 김흥태 미래전략연구원장, 이순호 박사, 손희역 위원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