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고점 찍은 거야? 금리에 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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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의 Money 읽기
(14) 금리 데드캣 바운스
최근 코스피 조정은 금리 영향
美국채 금리 오르자 주가 급제동
당분간 조정-반등 반복 가능성
일각선 "단기고점 찍었다"
(14) 금리 데드캣 바운스
최근 코스피 조정은 금리 영향
美국채 금리 오르자 주가 급제동
당분간 조정-반등 반복 가능성
일각선 "단기고점 찍었다"
결정적일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내겐 펀드매니저 A가 그렇다. 10년 이상 시장의 흐름을 전해준 고마운 존재다. 아주 간혹 개별 종목에 대해선 신통찮은 적도 있었지만, 증시 흐름만큼은 항상 명쾌하고 정확하게 풀어줬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증시 전문가 중 최고 점수를 줄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13일 2437까지 오른 뒤 주저앉자 고점을 찍은 건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 다시 A를 찾았다. 주식시장이 고점을 찍은 건지 물었다. 주식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이라고 질문의 의미를 애써 강조했다. “어떤 고점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족집게 점쟁이에게 코스피지수가 언제 최고점을 찍는지 알려달라는 것처럼 들렸나 보다. A는 찬찬히 우문에 현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증시 조정과 반등에 대해선 언제나처럼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인 게 있어요. 금리가 언제 바닥을 찍을지, 언제부터 오를지가 관건이라는 거죠.”
한마디로 지금은 금리가 좌우하는 시장이란 얘기다. A는 “지난 14일 코스피지수가 10거래일 만에 조정을 받은 것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뛰면서 촉발됐다”며 “증시가 유동성의 힘으로 올라온 만큼 ‘금리 상승=유동성 회수’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증시 단기 고점은 유동성 회수 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동성을 따질 땐 ‘마통(마이너스 통장)’도 포함해야 합니다. 마통 금리가 낮아서 쉽게 주식매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금리가 올라 이런 유동성이 줄면 본격적인 증시 조정을 피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여전한데 금리가 오를 수 있겠냐고 물었다. A는 최근 금리 상승은 전형적인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로 봐야 한다고 했다. 데드캣 바운스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막대한 유동성이 풀려 금리가 계속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한 것이 이와 닮았다는 설명이다.
“6월 15일에도 이번과 비슷한 적이 있었어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엄청 떨어졌다가 반등하자 코스피지수가 4.76% 빠졌죠. 그리고 다음날 바로 5.28% 뛰면서 조정은 하루 만에 끝났죠. 앞으로 이런 상황(금리 반등→증시 조정→증시 반등)이 반복될 겁니다. 다만 갈수록 증시 반등의 강도가 약해지고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식으로 금리가 조금만 꿈틀거려도 증시 조정이 재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A는 “금리 상승이 데드캣 바운스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이번엔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100만 건 이하(96만3000여 건)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금리가 반등했는데, 코로나19 이전 수준(21만 건)과 비교하면 경기회복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증시 단기 고점까지는 아직 더 남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금리 상승으로 유동성이 회수되면 증시가 상당히 큰 폭의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경기회복은 증시에 좋은 겁니다. 지금은 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금융장세지만, 실적장세로 넘어가면 금리가 오르면서 주가도 같이 뛰게 되죠.”
A와 달리 향후 1년을 놓고 보면 단기 고점을 이미 찍었다는 신중론도 있다. 호재는 주가에 많이 반영된 상태이고, 성장주의 주가 수준은 정말 많이 성장해야 정당화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현금과 주식의 밸런스, 성장주와 가치주의 밸런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의 조언대로 단기 고점을 더 기다릴지, 신중론을 따라 서둘러 주식, 특히 성장주 비중을 줄일지, 선택은 다시 각자의 몫이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코스피지수가 지난 13일 2437까지 오른 뒤 주저앉자 고점을 찍은 건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 다시 A를 찾았다. 주식시장이 고점을 찍은 건지 물었다. 주식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이라고 질문의 의미를 애써 강조했다. “어떤 고점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족집게 점쟁이에게 코스피지수가 언제 최고점을 찍는지 알려달라는 것처럼 들렸나 보다. A는 찬찬히 우문에 현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증시 조정과 반등에 대해선 언제나처럼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인 게 있어요. 금리가 언제 바닥을 찍을지, 언제부터 오를지가 관건이라는 거죠.”
한마디로 지금은 금리가 좌우하는 시장이란 얘기다. A는 “지난 14일 코스피지수가 10거래일 만에 조정을 받은 것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뛰면서 촉발됐다”며 “증시가 유동성의 힘으로 올라온 만큼 ‘금리 상승=유동성 회수’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증시 단기 고점은 유동성 회수 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동성을 따질 땐 ‘마통(마이너스 통장)’도 포함해야 합니다. 마통 금리가 낮아서 쉽게 주식매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금리가 올라 이런 유동성이 줄면 본격적인 증시 조정을 피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여전한데 금리가 오를 수 있겠냐고 물었다. A는 최근 금리 상승은 전형적인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로 봐야 한다고 했다. 데드캣 바운스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막대한 유동성이 풀려 금리가 계속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한 것이 이와 닮았다는 설명이다.
“6월 15일에도 이번과 비슷한 적이 있었어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엄청 떨어졌다가 반등하자 코스피지수가 4.76% 빠졌죠. 그리고 다음날 바로 5.28% 뛰면서 조정은 하루 만에 끝났죠. 앞으로 이런 상황(금리 반등→증시 조정→증시 반등)이 반복될 겁니다. 다만 갈수록 증시 반등의 강도가 약해지고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식으로 금리가 조금만 꿈틀거려도 증시 조정이 재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A는 “금리 상승이 데드캣 바운스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이번엔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100만 건 이하(96만3000여 건)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금리가 반등했는데, 코로나19 이전 수준(21만 건)과 비교하면 경기회복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증시 단기 고점까지는 아직 더 남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금리 상승으로 유동성이 회수되면 증시가 상당히 큰 폭의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경기회복은 증시에 좋은 겁니다. 지금은 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금융장세지만, 실적장세로 넘어가면 금리가 오르면서 주가도 같이 뛰게 되죠.”
A와 달리 향후 1년을 놓고 보면 단기 고점을 이미 찍었다는 신중론도 있다. 호재는 주가에 많이 반영된 상태이고, 성장주의 주가 수준은 정말 많이 성장해야 정당화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현금과 주식의 밸런스, 성장주와 가치주의 밸런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의 조언대로 단기 고점을 더 기다릴지, 신중론을 따라 서둘러 주식, 특히 성장주 비중을 줄일지, 선택은 다시 각자의 몫이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