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시행착오'에 적응도 높아져…"언제 또 반복될지 몰라" 업무용품 구입도
돌아온 재택근무 '시즌2'…"이젠 누워서 일 안할 거예요"
"지난번 재택근무를 할 때 종종 누워서 일했는데, 자세 때문인지 업무 효율이 높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 재택근무에서는 옷도 제대로 갖춰 입고 바른 자세로 일하고 있습니다"(직장인 송모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으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서울·수도권 소재 대기업들이 속속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재택근무를 한 차례 경험해 봤던 직장인들은 앞선 시행착오 덕분에 다시 시작된 재택근무 방식의 업무와 생활에 비교적 쉽게 적응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권의 한 회사에 다니는 허모(27)씨는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약 한달 반 동안 재택근무를 한 데 이어 이달 19일부터 다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허씨는 23일 "지난 재택근무 땐 회계처리 등 회사 전산망을 꼭 사용해야 하는 업무를 집에서 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회사가 가상사설망(VPN)을 통한 우회접속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며 "재택근무를 위한 회사 인프라가 전보다 확충돼 더 편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자취하는 허씨는 취업하고 주로 회사에서 '밥 다운 밥'을 먹지만,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게 됐다고 한다.

허씨는 "지난번 재택근무 때엔 배달음식과 라면을 주로 먹었다.

돈은 돈대로 쓰면서 건강도 좋지 않았다"며 "이번엔 새로 장만한 에어프라이기로 직접 요리도 하고 아침마다 달리기도 하며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돌아온 재택근무 '시즌2'…"이젠 누워서 일 안할 거예요"
두 번째 재택근무인 만큼 회사 구성원 간 소통 방식도 훨씬 자연스러워졌다는 평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처음 화상회의를 할 때 다들 어색해하고 프로그램 작동법도 잘 몰라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지금은 화상회의가 대면 회의만큼 익숙하다.

집 안에서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돌려야 집이 깨끗해 보이는지도 잘 안다"고 했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윤모(25)씨는 최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모션 데스크'를 집에 장만했다.

용도에 따라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이 책상에 70만원 정도를 썼다.

4월에 2주 동안 재택근무를 했다는 윤씨는 "그땐 마지막 재택근무가 될 줄 알았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앞으로도 몇 달 주기로 재택근무가 반복될 것 같다"며 "어차피 코로나19가 빨리 안 끝날 것 같지도 않으니 집 안의 업무공간 환경을 쾌적하게 하기 위해 구입했다"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을 아낀 자투리 시간으로 취미생활에 도전해보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직장인 윤모(27)씨는 "평소 일본어 공부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재택근무를 계기로 점심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아껴 일주일에 세 번씩 일본어 화상 수업을 받기로 했다"며 "가능하면 일본어 자격증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유튜브에는 자신의 재택근무 생활을 담은 '브이로그'(VLOG·일상을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가 다시 유행하고,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재택근무 모습이나 노하우 등을 소개하는 게시물들이 자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