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7시 네이버가 장보기 서비스를 내놓았다. 홈플러스와 GS프레시몰, 하나로마트, 현대백화점 식품관과 동네시장에서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을 살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주도하는 쓱닷컴과 쿠팡, 마켓컬리와 한 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출범 이후 지난 21일 20·30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화제의 중심이 된 이 서비스를 직접 써 봤다. 네이버에서 쇼핑을 즐겨 하는 ‘헤비 유저’는 포인트 등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여러 입점업체 제품을 한 번에 살 수 없는 등은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캡쳐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캡쳐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네이버에서 검색만 하면 된다. 장보기 서비스 페이지에서 사고 싶은 상품을 검색해 여러 입점업체 제품들의 가격 등을 비교해볼 수 있다. 한 온라인몰에서만 사고 싶다면 홈플러스, GS프레시몰, 하나로마트 등의 각 온라인몰에 접속해 상품들을 고르면 된다. 주문 마감 시간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당일 배송해준다. GS프레시몰은 새벽배송, 일부 전통시장은 2시간 내 배송도 가능하다. 모두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가장 큰 혜택은 포인트 적립이다. 일반 네이버 회원은 구매 금액의 3%를, 네이버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7%까지 포인트로 받을 수 있다. 이 포인트는 네이버페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요금이 월 4900원인 것을 고려하면 12만2500원어치만 장을 봐도 이득이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인 기자가 1만1170원어치(배송비 별도)를 결제하니 최대 856원(약 7.6%)까지 포인트로 적립받을 수 있다는 안내가 떴다. 글·사진 등 리뷰를 쓰면 받는 포인트(총 400원)를 제외해도 구매금액의 5%(556원)를 포인트로 받는다.

쿠팡은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쿠페이머니’로 결제하면 구매금액의 1%를 적립해준다. 마켓컬리에서 구매금액의 7% 이상을 적립받으려면 전월에 100만원 이상을 써야 한다.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캡쳐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캡쳐
아쉬운 점도 있었다. 여러 입점업체들의 제품을 한데 모아 결제하거나 받을 수 없었다. 홈플러스에서 바나나를 주문하고 GS프레시몰에서 토마토를 사려면 결제를 두 번 해야 했다. 배송비도 따로 내야 했다. 원하는 상품을 고르다가 총 세 곳의 입점업체에서 상품들을 주문하면 배송비만 9000원(각 3000원)을 낼 수도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만일 홈플러스와 GS프레시몰 제품을 사서 한 바구니에 배송받을 수 있다면 시너지가 컸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무리한 발상”이라며 “쇼핑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첫날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21일 오후 12시께 접속했는데도 홈플러스의 당일배송은 가장 늦은 시간인 ‘오후 7~10시’만 가능했다. GS프레시몰의 제품 상당수는 품절됐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서비스를 선보인 20일 오후 7시부터 21일 오후 4시까지 GS프레시몰 매출은 평소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장보기 서비스로 온라인몰 매출이 연간 10%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