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쇼핑몰 등 곳곳 한산…"2번째 격상 조처, 큰 혼란 없어"
거리 두기 2단계 첫날, 광주 전역이 '일시 정지'
"거리 두기 2단계가 익숙하다는 게 오히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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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이 2단계로 격상한 23일 광주 서구 한 예식장에는 하객들로 가장 붐빌 점심시간 전후인데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하객을 초대하는 것 자체가 '민폐'가 돼버린 데다 거리 두기 강화로 실내 50인 이상 모이는 것이 전면 금지된 탓이다.

코로나19를 피해 미루고 미루다 한여름에 결혼식을 해야 했던 신랑·신부 측은 또다시 시작된 확산세에 결국 더는 미루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작은 결혼식'을 치러야 했다.

하객들과 달리 두 번째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를 하게 된 예식장 측은 큰 혼란 없이 방역 지침에 따라 대응했다.

200명 넘게 수용할 수 있는 예식홀은 신랑·신부 측 각각 20명만 입장할 수 있도록 좌석 배치를 줄였다.

특히 집합금지 조처가 내려진 12종의 고위험시설에 뷔페가 포함되면서 예식장에서 운영하는 식당도 운영을 중단했다.

예식장 관계자는 "신랑 신부에겐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일 텐데 잘 대접해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며 "예식장은 예식장대로, 혼주는 혼주대로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 두기 2단계 첫날, 광주 전역이 '일시 정지'
광주 개신교회 역시 이번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처에 대부분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한창 예배가 진행돼야 할 이날, 서구 한 대형교회는 주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다는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예배를 진행하는 듯 교회 안에선 설교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지만, 교회를 오가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방역 당국이 점검한 921개 개신교회 가운데 251개소가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거나 온·오프라인 예배를 병행했다.

오프라인 예배를 진행한 교회에선 실내 50인 미만 지침을 지키기 위해 교회 내 독립된 공간을 활용해 신도들을 나눠 예배를 진행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교회의 경우 그동안 꾸준히 점검을 해왔고, 이미 한 차례 거리 두기 2단계를 경험해봐서 전반적으로 지침을 준수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관과 식당, 쇼핑몰이 모여있어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던 광주 동구 구도심 역시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 때문에 장사가 막힌 상인들이 낙담하는 분위기다.
거리 두기 2단계 첫날, 광주 전역이 '일시 정지'
옷가게를 운영하는 임모(42) 씨는 "오늘은 유독 지나가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확산할 때마다 큰 타격을 입어 저 같은 소상인은 더는 버틸 여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