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혈장 치료를 긴급승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날”이라고 치켜세웠지만, 전문가들은 획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미 FDA는 일요일인 이날 오후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수개월간 임상시험을 통해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서 채취한 혈장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FDA는 예비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3일 이내에 항체 수치가 높은 회복 환자의 혈장을 수혈했을 때 항체 수치가 낮은 혈장을 수혈한 환자보다 30일 뒤 생존율이 35% 높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7만 명이 혈장 치료제를 처방받았으며 이 중 2만 명을 분석해 치료제의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을 자청해 “중국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할 역사적인 발표를 하게 돼 기쁘다”며 “오늘은 우리가 고대해오던 아주 대단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학계는 혈장 치료가 환자들을 보호할 과도기 처방으론 주목되지만 획기적 대책은 아니라는 견해다. 워싱턴포스트는 항체 투여가 효과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증거를 분석할 때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혈장 치료는 최근 에볼라와 1918년 스페인 독감 때도 사용된 만큼 완전히 획기적인 의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10월까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용에 FDA의 긴급승인 절차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