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 리포트] 세포유전자, RNA 치료제 꽃피울 날 성큼
지난 5~10년간 금융 시장과 산업계는 개인 맞춤형 세포 유전자 치료제 시장 개화에 대한기대감에 한 것 부풀어 있었다. 정부지원에 세포유전자 치료제 출시로 시장 개화가 예상됨에 따라 활발한 기술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가장 화두가 된 건 당연 CAR-T 치료제였다. 2011년 8월 칼 준 교수팀의 CAR-T 연구발표에서 말기 만성 림프성 백혈병(CLL) 환자에 CAR-T 세포 투여 결과, 3명 중 2명이 완치되었고, 2014년에는 재발성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환자 30명 대상 CAR-T 세포 투여 결과 90%가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 관해를 기록했다. 이어 2017년 8월 최초 CAR-T 치료제 킴리아, 그해 10월 예스카타가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심지어 2017년에는 길리어드가 CAR-T 개발업체 카이트파마를 119억달러(약 13조원)에 인수하며, 예스카타를 확보해 세포치료제 선두주자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2017년 12월 유전성 망막 질환 유전자 치료제 룩스터나도 FDA 승인을 받았고, 로슈는 룩스터나 개발사 스파크테라퓨틱스를 2019년에 약 5조원(48억달러)에 인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기회 시장은 맞지만 대량 생산 한계가 걸림돌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 기술 거래(1억달러 이상 기준)는 지난 2010~2014년 동안 총 5건 총 53억달러 규모에서 2015~2019년 12건 총 161억달러로 2배 이상 증가하며 세포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산업계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에 발맞춰 2019년 초 미국 FDA도 효과적이고 안전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발전과 상업화를 돕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매년 200개 이상의 임상시험계획(IND) 접수가 예상됨에 따라 FDA는 관련 인원 충원, 첨단재생치료제(RMAT) 등 신속 승인제도 활용, 개발 및 제조 지침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 특히 2025년까지 매년 10~25개의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제품이 승인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현재 세포 유전자치료제 관련 발전 움직임은 1990년대 후반 항체약물 개발가속화로 단일클론항체 치료제가 대세가 된 시기와 유사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초에도 미국 FDA는 유전자치료제 개발과 생산 및 장기투여 안전성에 관한 정책 및 지침을 발표하며 관련 산업 성장을 돕고 있다.

다만 세포유전자치료제 출시와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약가, 제조 및 생산 등의 문제로 아직까지 한 해에 연 매출 1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세포유전자 신약은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

아베시스의 졸겐스마의 경우 단 1회 주사로 완치효과를 거둘 수 있어 약값이 210만달러(약 25억원)에 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3억6100만달러(약 4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비호지킨 림프종 CAR-T 치료제 예스카타는 출시 당시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2020년 예상 매출은 약 10억 달러였으나, 현재 2020년 예상 매출은 5억 5800만달러 수준으로 예상치보다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해 예스카타는 4억5600만달러(약 5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CAR-T 치료제가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하여 암세포를 인식할 수 있는 항원 수용체를 주입하고 증식 시켜 환자 몸속에 집어넣는 자가유래 방식으로 해당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에 한계가 있어 단가를 낮출 수 없다는 한계가 항상 지적되어왔다. 또한 지나친 면역증진으로 인한 사이토카인폭풍(CRS)과 신경독성 부작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애널 리포트] 세포유전자, RNA 치료제 꽃피울 날 성큼

대안 모색이 한창

최근에는 이러한 CAR-T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치료제로 동종유래 CAR-T와 NK세포 치료제관련 임상 데이터 도출과 기술 거래가 증가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셀렉티스가 2016년 최초 동종 CAR-T 치료제 UCART19와 2017년 UCART123 시험 중 사이토카인폭풍 부작용으로 환자 사망으로 임상 중단되어, 동종 CAR-T 가능성에 대한의문을 제시한 바 있다.

올해 ASCO에서 다시 동종 CAR-T에 대한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알로젠이 동종 CD19 타깃 림프종 CAR-T 치료제 ALLO-501 1상 9명 대상에서 객관적반응율(ORR) 87%(n=7/9)을 기록했으며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또한 관찰되지 않았다. 초록 공개 이후 ASCO학회에서 환자수를 22명으로 늘려 임상한 데이터에서 객관적반응율은 63%로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동종 CAR-T 치료제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NK 치료제에 대한 시장 관심도 높아지기 시작했는데, NK 치료제는 동종유래 개발및 대량생산도 가능해 가격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혈액암에만 적용 가능한 CAR-T 치료제 대비 고형암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크다. 지난 2월 다케다와 MD앤더슨의 동종 CAR-NK 치료제 TAK-007은 재발성 난치성 비호지킨림프종(NHL) 혹은 만성림프성백혈병(CLL) 대상 12상에서 완전관해(CR) 64%(n=7/11), 객관적반응율 73%(n=8/11)을 기록했다. CAR-T 치료제와 유사한 효능에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인 사이토카인폭풍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작년말 페이트는 CAR-NK 치료제인 FT596의 인간화 마우스 모델 전임상에서 단독은 CAR-T와 종양 살상력이 유사했고, 리툭시맙과 병용시 리툭시맙 단독대비 높은 림프종 세포 사멸을 보였다고 언급하며 1상 진입을 위한 GMP 시설 완료 등 대량 생산 가능성을 제시했다. iPSC 세포 유래 FT 516 1상 결과도 항암 활성 징후와 면역원성이 없는 것을 확인했으며, 지난 4월 J&J와 동종 iPSC CAR-NK 4개 타깃 관련 해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IL-15 융합 단백질 N-803과 항 PD-L1.t-haNK 병용 투여 시 재발성 췌장암 1상 환자에서 완전 관해 사례를 발표하며 당시 주가가 91% 상승하기도 했다. 사노피 또한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사클리사와 병용 투여하기 위해 7월 NK 세포 치료제 플랫폼을 약 1조원에 키아디스로부터 도입한 바 있다. 지난해 말부터 다국적제약사들의 NK 세포 치료제 확보를 위한 기술도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등장 기대감 활활

결국 세포 유전자 치료제가 주류화가 되기 위해서는 높은 효능과 낮은 부작용을 바탕으로 상업 성공이 가능한 제조생산이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 동종 CAR-T, 동종 CAR-NK 치료제의 상용 성공화가 기대되나, 시기적으로는 RNA 치료제가 먼저 시장을 이끌며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RNAi 치료제는 유전자치료제보다 생산성이 높고 대량생산이 가능해 제조가 용이하다. 또한 간으로 물질을 전달하는 GalNAc-siRNA 기술 발전으로 과거 희귀질환에 국한되었던 RNA 치료제가 만성질환으로 시장 확대가 가능해져 관련 시장 부흥이 예상된다. 앨라일람의 RNAi 치료제 인클리시란이 RNAi 치료제 기반 첫 만성질환 치료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말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적응증으로 미국 FDA 승인이 예상된다.

신약의 주류는 폭발적인 매출 성장과 함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등장하면서 변화하며, RNA 치료제를 시작으로 차세대 동종 CAR-T, 동종 CAR-NK 치료제 시장이 열릴 날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