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대 회장 취임 인터뷰…"영광스럽고 마음 무거워…'건강 안보' 지키겠다"
"이른 시일 내 이산가족 만나야…북한에 뜨거운 호소 보낸다"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신임 회장은 북한과의 보건의료 협력이 '공동 연구개발'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북한과 협력 방식에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26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남북 공동의 연구개발 사업은 인도지원과 개발협력의 장점을 모두 수용하는 방식"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대북제재 하에서 북한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남북 간에는 절대적 신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십자의 혈액 사업 인프라와 공공병원 의료기관으로서의 활동역량, 적십자 운동체 차원의 모든 역량을 남북 보건의료 협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수해와 코로나19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한 협력에 주력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남북이 보건의료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신 회장은 "정부와 민간, 국제사회와 협력해 건강 안보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십자가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신 회장은 "이산가족 어르신들이 이른 시일 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적십자 회담이 개최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북한에 뜨거운 호소를 보낸다"고 말했다.

대면 상봉이 어렵더라도 영상편지 교류나 화상 상봉 등 비접촉 교류도 북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 회장은 국내외 재난구호 사업과 혈액 사업, 병원 사업을 적십자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사업으로 꼽으며 "이들을 유기적으로 운영해 위기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적십자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제적인 재난인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서는 "국제적 연대의 중요성이 대두됐다"면서 "남북한 적십자사를 비롯하여 중국, 몽골, 일본 등 동아시아의 인도적 지원 체계를 더욱 공고히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재난관리책임기관이자 구호 지원기관으로서 국내 코로나19 및 수해 상황에서도 신속한 구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전국이 수해를 입은 가운데 적십자사는 이달 1일부터 현재까지 봉사원과 직원 총 9천여명이 수해 현장에서 손을 보탰다.

이재민에게 긴급 구호품과 거주지를 제공하는 한편 심리회복을 위한 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방역용품 키트를 비대면 방식으로 취약 계층에 전달하는 사업도 지속 추진 중이다.

신 회장은 "중요한 자리에 오게 되어 영광스러운 한편 마음이 무겁다"면서 "인류애를 위한 대한적십자사의 사업이 미래를 준비하며 나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