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미켈란젤로의 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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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사람의 검지손가락이 과자에 철사를 꽂아 만든 작은 인형의 손으로 향했다. 가만 보니 익숙한 장면이다. 미켈란젤로의 명화 ‘아담의 창조’를 패러디한 것으로 미국 사진가 테리 보더의 ‘미켈란젤로의 검지’란 작품이다. 한국에서 ‘먹고, 즐기고, 사랑하라’란 제목으로 지난 21일부터 열리고 있는 전시 출품작이다.
테리 보더는 과자, 빵, 달걀, 식기 등 사람들이 평소에 먹거나 사용하는 음식이나 사물에 철사를 붙이고 구부려 인격화된 캐릭터를 만든 뒤 스토리를 담아 사진으로 표현하는 작가다. 보더는 자신의 창작 방식을 ‘벤트 아트(Bent Art)’라고도 부른다. 작품의 설정이 기발하고 만화 같지만 단순히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은유적 상황을 만들어 인생의 부조리를 드러내거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등 ‘블랙유머’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선 신(神)이 아닌 사람의 손가락이 과자와 철사로 만든 인형을 일으키고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생명을 창조하는 수준에 다다른 ‘신이 되어 가는 인간’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 9월 20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테리 보더는 과자, 빵, 달걀, 식기 등 사람들이 평소에 먹거나 사용하는 음식이나 사물에 철사를 붙이고 구부려 인격화된 캐릭터를 만든 뒤 스토리를 담아 사진으로 표현하는 작가다. 보더는 자신의 창작 방식을 ‘벤트 아트(Bent Art)’라고도 부른다. 작품의 설정이 기발하고 만화 같지만 단순히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은유적 상황을 만들어 인생의 부조리를 드러내거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등 ‘블랙유머’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선 신(神)이 아닌 사람의 손가락이 과자와 철사로 만든 인형을 일으키고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생명을 창조하는 수준에 다다른 ‘신이 되어 가는 인간’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 9월 20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