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해부] 국내 백신 개발, 뜨거워지는 CMO 확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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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과 각종 연구단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백신 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환자를 살리기 위한 치료제가 주목을 받았다면 최근엔 전염병 확산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백신이 관심을 받고 있다. 백신 접종자가 늘어날수록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살 수 있는 숙주는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면역을 가진 사람이 인구의 70%를 넘으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것으로 예측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은 두 건이다. 바이오기업 제넥신은 지난달 11일 DNA백신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현재 임상 1상과 임상 전기 2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국내 회사 중에선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가운데 일부를 복제해 제조하는 방식이다. 유전자는 단백질을 주문 제작하는 설계도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가운데 백신에 활용되는 부분은 돌기(스파이크)를 만들어내는 ‘스파이크 유전자’이다. 백신 형태로 만들어진 스파이크 유전자가 인체에 들어가면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성된다. 가짜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성되면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진짜 바이러스가 왔을때 공격하는 방식이다.
유전자를 이중나선 구조인 DNA로 넣느냐, 단일 가닥인 리보핵산(RNA)으로 넣어주느냐에 따라 DNA 백신과 RNA 백신으로 나뉜다. 미국의 RNA 백신 전문업체인 모더나는 RNA 백신이다. 제넥신은 DNA 백신이다. 미국의 이노비오도 DNA백신 방식이다. 제넥신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19일 DNA 백신을 지원자에게 투여하기 시작했다. 2022년에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NA방식의 진원생명과학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전임상 시험 중이다. 연내 임상시험에 진입시켜 2022년 상반기까지 긴급사용승인을 취득, 국내용으로 비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라파스는 에이비온과 붙이는 DNA 백신 패치 개발을 하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면 전문의료인의 처치가 필요 없이 자가부착이 가능할 전망이다. 패치를 붙여 표피층과 진피층 사이에 DNA백신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바이오리더스는 원천기술인 ‘뮤코맥스’를 이용해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 마찬가지로 DNA백신 방식이다. 뮤코맥스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특정 항원을 유산균 표면에 발현하는 기술이다. 코로나19 항원이 붙어 있는 유산균이 장에 도달하면 장 점막의 면역세포를 자극한다. 아이진은 모더나와 같이 메신저RNA 기반 백신을 개발 중이다. 2021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껍데기 전체를 모조하는 대신 돌기 부위만 재조합한다.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넣는게 아니어서 전통적인 백신 개발 방식보다 안전하고, 생산 측면에서도 용이하다. 옵티팜-휴벳바이오 등에서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도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연말 1상 임상 시험에 들어간다. HK이노엔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백신 후보물질을 이전받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이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한다. 현재 개발 중인 타 후보물질보다 중화항체능이 3~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HK이노엔은 보고 있다. 셀리드는 바이러스를 운반체(벡터)로 이용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을 개발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과 비슷한 유형이다. 침팬지에게 감기를 유발하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바이러스를 벡터로 쓴다.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다.사람 몸에 주입된 벡터 바이러스는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현재 동물 대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바이러스를 접종하기 때문에 스파이크 단백질만 넣어주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보다 일반적으로 효능이 높다. 지난해 출시된 에볼라 백신이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메디톡스 역시 호주 백신 업체 박신과 손잡고 유전자 재조합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호주에서 임상 1상 시험 중이다. 임상 1상 결과는 오는 8월 중 나오며, 이후 국내에서도 임상시험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회사 중 하나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의 백신은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생산가능하다.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가 포함된 동물세포를 배양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 공장에서 연간 1억5000만 병을 생산할 수 있다. 완제가 아닌 원액만 공급한다면 2억병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바이오로직스 생산능력은 연간 1000만~2000만 병이다. 이 회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겉모습만 같은 단백질을 만들어 백신으로 투여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 DNA 백신 등도 수주가 가능하다.
바이러스가 포함되지 않은 백신 생산이 가능한 국내 기업은 LG화학 바이넥스 등이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백신의 수주가 가능하다. 각각 연간 3억 병과 1000만 병을 생산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삽입된 재조합 플라스미드를 대장균에서 복제하는 방식을 쓰는 D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백신 CMO 수주 계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또 대륙별로 생산 시설을 분산하는 백신 업계 특성상 한국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글로벌 백신 공급 경험이 적고, 일본은 내수용 생산에 그치고 있다”며 “한국이 아시아 시장의 백신 공급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가장 앞서 있는 제넥신
한국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컨소시엄 등이 백신 개발에 가장 앞선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은 두 건이다. 바이오기업 제넥신은 지난달 11일 DNA백신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현재 임상 1상과 임상 전기 2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국내 회사 중에선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가운데 일부를 복제해 제조하는 방식이다. 유전자는 단백질을 주문 제작하는 설계도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가운데 백신에 활용되는 부분은 돌기(스파이크)를 만들어내는 ‘스파이크 유전자’이다. 백신 형태로 만들어진 스파이크 유전자가 인체에 들어가면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성된다. 가짜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성되면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진짜 바이러스가 왔을때 공격하는 방식이다.
유전자를 이중나선 구조인 DNA로 넣느냐, 단일 가닥인 리보핵산(RNA)으로 넣어주느냐에 따라 DNA 백신과 RNA 백신으로 나뉜다. 미국의 RNA 백신 전문업체인 모더나는 RNA 백신이다. 제넥신은 DNA 백신이다. 미국의 이노비오도 DNA백신 방식이다. 제넥신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19일 DNA 백신을 지원자에게 투여하기 시작했다. 2022년에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NA방식의 진원생명과학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전임상 시험 중이다. 연내 임상시험에 진입시켜 2022년 상반기까지 긴급사용승인을 취득, 국내용으로 비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라파스는 에이비온과 붙이는 DNA 백신 패치 개발을 하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면 전문의료인의 처치가 필요 없이 자가부착이 가능할 전망이다. 패치를 붙여 표피층과 진피층 사이에 DNA백신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바이오리더스는 원천기술인 ‘뮤코맥스’를 이용해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 마찬가지로 DNA백신 방식이다. 뮤코맥스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특정 항원을 유산균 표면에 발현하는 기술이다. 코로나19 항원이 붙어 있는 유산균이 장에 도달하면 장 점막의 면역세포를 자극한다. 아이진은 모더나와 같이 메신저RNA 기반 백신을 개발 중이다. 2021년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 등도 속도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유전자재조합기술은 바이러스의 외형을 이루는 돌기인 단백질을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겉모습만 같은 단백질을 만들어 백신으로 투여하는 것이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껍데기 전체를 모조하는 대신 돌기 부위만 재조합한다.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넣는게 아니어서 전통적인 백신 개발 방식보다 안전하고, 생산 측면에서도 용이하다. 옵티팜-휴벳바이오 등에서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유바이오로직스도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연말 1상 임상 시험에 들어간다. HK이노엔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백신 후보물질을 이전받아 개발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이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한다. 현재 개발 중인 타 후보물질보다 중화항체능이 3~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HK이노엔은 보고 있다. 셀리드는 바이러스를 운반체(벡터)로 이용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을 개발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과 비슷한 유형이다. 침팬지에게 감기를 유발하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바이러스를 벡터로 쓴다.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다.사람 몸에 주입된 벡터 바이러스는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현재 동물 대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바이러스를 접종하기 때문에 스파이크 단백질만 넣어주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보다 일반적으로 효능이 높다. 지난해 출시된 에볼라 백신이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메디톡스 역시 호주 백신 업체 박신과 손잡고 유전자 재조합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호주에서 임상 1상 시험 중이다. 임상 1상 결과는 오는 8월 중 나오며, 이후 국내에서도 임상시험에 나설 계획이다.
새롭게 떠오른 CMO
백신 개발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백신의 안정적인 공급이다.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위탁생산(CMO) 업체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LG화학 바이넥스 유바이오로직스 일양약품 등이 꼽힌다.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공정과 세포 배양 방식 때문에 생산할 수 있는 백신은 업체마다 다르다.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회사 중 하나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의 백신은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생산가능하다.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가 포함된 동물세포를 배양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 공장에서 연간 1억5000만 병을 생산할 수 있다. 완제가 아닌 원액만 공급한다면 2억병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바이오로직스 생산능력은 연간 1000만~2000만 병이다. 이 회사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겉모습만 같은 단백질을 만들어 백신으로 투여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 DNA 백신 등도 수주가 가능하다.
바이러스가 포함되지 않은 백신 생산이 가능한 국내 기업은 LG화학 바이넥스 등이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백신의 수주가 가능하다. 각각 연간 3억 병과 1000만 병을 생산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삽입된 재조합 플라스미드를 대장균에서 복제하는 방식을 쓰는 D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백신 CMO 수주 계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또 대륙별로 생산 시설을 분산하는 백신 업계 특성상 한국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글로벌 백신 공급 경험이 적고, 일본은 내수용 생산에 그치고 있다”며 “한국이 아시아 시장의 백신 공급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