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자가격리 비용에 하역마저 지연"…선주들 코로나 이중고
부산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지연되는 하역 작업과 선원관리 비용 부담에 선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부산항에 정박한 선박 11척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106명에 이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쏟아져나오자 방역 당국이 검역 과정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하역, 수리 등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확진자가 나온 배는 자가격리를 위해 일정 기간 부두에 정박해야 해 다른 선박의 접안, 하역 공간마저 부족해지는 실정이다.

이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하역 작업까지 밀리자 다시 바다로 나가 조업 등을 할 예정이었던 선주들은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수산물 창고업체 관계자는 "일할 수 있는 인력은 정해져 있는데 하역 작업이 필요한 선박은 계속 밀려 있어서 작업 자체가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수산물은 신선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빠르게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획물을 빨리 내리고 다시 돈을 벌러 배를 보내야 하는 선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선원 자가격리 비용에 하역마저 지연"…선주들 코로나 이중고
또 해외에서 입국한 외국인 선원의 경우 승선 전 2주간 자가격리를 마쳐야 하는데 이들의 격리시설 이용료도 선주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보통 이들이 이용하는 시설 비용은 1박에 평균 10∼15만원으로, 2주간 선원 1인당 140∼210만원이 소요된다.

업계에 따르면 배 1척에 평균적으로 외국인 선원 10여 명이 탑승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선주는 시설 이용료 2천∼3천만원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해운대리점 관계자는 "다른 업종처럼 국가에서 별도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라 비용 부담에 힘들어하는 선주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선주 역시 "지자체에서 공공시설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주는 등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선주들 사이에선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결국 파산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토로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결국 부산의 해양수산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운대리점 관계자는 "부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수산·항만업계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출혈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라며 "배를 운영·관리하는 선주들이 살아남지 못하면 결국 부산 수산·항만업 약화로 이어져 산업이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