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실직했는데, 파혼까지 당할 판"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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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삶에 직격탄을 맞은 이들이 많다. 코로나19로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 이후 매달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커뮤니티에는 코로나19로 결혼을 미루다가 결국 파혼까지 이른 사연들이 올라오고 있다.
항공, 여행업계에 종사한 30대 여성 A 씨는 자신의 삶이 코로나19 이후 암담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 씨는 사업장이 셧다운 된 후 실직자가 됐고, 결혼까지 무기한으로 미뤄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연하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생각 중이다. 남자친구는 코로나19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다.
A 씨는 "제 나이 30대 초반에 결혼이 급해질 무렵 만났다. 당시 남자친구는 막 취직을 한 상태였다. 당시 모은 돈이 없다며 기다려 달라고 해서 연애만 5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 다 아이 생각이 없어서 결혼이 늦어지는 게 크게 부담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연애를 오래하니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을 잃은 상태라 몇 달 째 구직 중이긴 한데 관련 업계는 채용 공고가 나지도 않는다. 다른 업종으로 가려니 경력도 없고 나이도 많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A 씨는 남자친구와 데이트 중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것 같으니 이번 집단감염 사태만 잠잠해지면 올해 안으로 간소하게 식을 올리자고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그래도 코로나 끝나고 정상적인 식 진행이 가능할 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기다려보자"고 했다.
A 씨는 곤란했다. 내년이면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친구의 속내를 더 들어봤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본의 아니게 실직하게 된 건 아는데, 네가 언제 재취업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내 월급으로 널 먹여 살릴 자신이 없어"라고 고백했다.
A 씨는 "아이도 없으니 아껴서 쓰면 되는 거 아니냐"고 했고 남자친구는 "네게 용돈 받아 쓰면서 담배도 맘 편히 못 사면서 살고 싶지 않아"라며 시간을 갖자고 했다.
남자친구가 너무 괘씸했다. A 씨는 "이렇게까지 이기적일 줄 몰랐는데 너무 화가 난다"라며 "결국 제게 쓸 돈이 아깝다는 말 아니냐. 자의로 직장을 관둔 것도 아닌데 사람을 이렇게 버려도 되냐. 자길 위해 젊음을 다 바친 여자에게 이럴 수 있냐"라며 분노했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도리어 남자친구를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A 씨의 발언에 대해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공무원 뒷바라지를 한 것도 아니고 합격 후 만난 사이에, 젊음을 다 바쳤다고 하기는 좀 그렇다", "글쓴이도 취업도 안되니 ‘취집’하려고 한 것 아니냐", "둘 다 딩크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백수 와이프는 탐탁지 않을 것", "연애한 게 아니라 일방적 희생했나? 물론 약간은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 수 있지만 입장 바꿔보면 무직 상태 부담스러울 수 있고, 연애하다 헤어질 수 있다", "남자친구 돈 모은 거 없을 땐 결혼 미루지 않았나. A 씨도 복직을 하든, 직업을 구하든 한 후에 결혼 이야기를 꺼내라"라는 반응을 보였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룹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항공, 여행업계에 종사한 30대 여성 A 씨는 자신의 삶이 코로나19 이후 암담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 씨는 사업장이 셧다운 된 후 실직자가 됐고, 결혼까지 무기한으로 미뤄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연하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생각 중이다. 남자친구는 코로나19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다.
A 씨는 "제 나이 30대 초반에 결혼이 급해질 무렵 만났다. 당시 남자친구는 막 취직을 한 상태였다. 당시 모은 돈이 없다며 기다려 달라고 해서 연애만 5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둘 다 아이 생각이 없어서 결혼이 늦어지는 게 크게 부담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연애를 오래하니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을 잃은 상태라 몇 달 째 구직 중이긴 한데 관련 업계는 채용 공고가 나지도 않는다. 다른 업종으로 가려니 경력도 없고 나이도 많아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A 씨는 남자친구와 데이트 중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것 같으니 이번 집단감염 사태만 잠잠해지면 올해 안으로 간소하게 식을 올리자고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그래도 코로나 끝나고 정상적인 식 진행이 가능할 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기다려보자"고 했다.
A 씨는 곤란했다. 내년이면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친구의 속내를 더 들어봤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본의 아니게 실직하게 된 건 아는데, 네가 언제 재취업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내 월급으로 널 먹여 살릴 자신이 없어"라고 고백했다.
A 씨는 "아이도 없으니 아껴서 쓰면 되는 거 아니냐"고 했고 남자친구는 "네게 용돈 받아 쓰면서 담배도 맘 편히 못 사면서 살고 싶지 않아"라며 시간을 갖자고 했다.
남자친구가 너무 괘씸했다. A 씨는 "이렇게까지 이기적일 줄 몰랐는데 너무 화가 난다"라며 "결국 제게 쓸 돈이 아깝다는 말 아니냐. 자의로 직장을 관둔 것도 아닌데 사람을 이렇게 버려도 되냐. 자길 위해 젊음을 다 바친 여자에게 이럴 수 있냐"라며 분노했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도리어 남자친구를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A 씨의 발언에 대해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공무원 뒷바라지를 한 것도 아니고 합격 후 만난 사이에, 젊음을 다 바쳤다고 하기는 좀 그렇다", "글쓴이도 취업도 안되니 ‘취집’하려고 한 것 아니냐", "둘 다 딩크를 생각하는 것 같은데 백수 와이프는 탐탁지 않을 것", "연애한 게 아니라 일방적 희생했나? 물론 약간은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 수 있지만 입장 바꿔보면 무직 상태 부담스러울 수 있고, 연애하다 헤어질 수 있다", "남자친구 돈 모은 거 없을 땐 결혼 미루지 않았나. A 씨도 복직을 하든, 직업을 구하든 한 후에 결혼 이야기를 꺼내라"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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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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