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이 지난 27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대해 "우수 검사들에게 희망을 준 인사"라고 자평했다.

추미애 장관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인사에서 우수 여성검사들을 법무부 주요 보직에 발탁했다. 또한 검찰 사상 최초로 서울중앙지검과 부산지검 강력부에 여검사 두 명을 발탁했다"면서 "내가 검사시보를 했던 1983년 딱 두 명의 여검사가 있었던 시절에 비하면 비약적 성과가 이뤄졌다. 능력도 뛰어나 이제는 여성검사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극복됐다"고 했다.

추미애 장관은 "지금까지 한두 건의 폼 나는 특수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진과 발탁의 기회와 영광이 집중되어 왔다면, 이제는 법률가인 검사 모두가 고른 희망 속에 자긍심을 갖고 정의를 구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인사를 바꿔나갈 것"이라며 "이번 인사에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형사·공판부에 전념해온 우수 검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드리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미애 장관의 이같은 설명과 달리 이번 인사에선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검사들이 한직으로 밀려난 반면 친정권 검사들은 각종 논란에도 영전했단 평가도 나왔다.

검언유착 수사를 하다 한동훈 검사장과 육탄전을 벌인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정진웅 부장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혐의를 밝혀내지 못해 사실상 수사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진웅 부장은 한동훈 검사장 폭행 혐의 등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상관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가 승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찬양 글을 올리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했던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도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로 사실상 영전했다.

미래통합당 법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상식이 있는 국민은 (문재인 정권이) 얼마나 지은 죄가 많길래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둘까 의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법사위원들은 "이로써 '산 권력' 수사에 참여했던 검찰 지휘부와 중간 간부들은 단계적으로 모조리 좌천됐다"며 "반대로 수사를 뭉갠 검사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검찰은 정권 손아귀에 완전히 들어간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검사 출신인 권영세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염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장관과 이상한 대통령이 뜻을 합치니 검찰이 한순간에 쑥대밭이 되어 버렸다"며 "단언컨대 검찰 역사에 이 정도로 엉망인 인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