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도 이틀 연속 5% 대로 급등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오를 때 변동성지수는 하락하지만 최근엔 이례적으로 동반 상승하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기록적인 랠리에 대한 경고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시카고 선물옵션거래소(CBOE)가 발표하는 S&P500의 변동성 지수는 5.16%오른 24.47을 기록했다. 장중엔 5.8% 치솟았다. 전날에도 5% 대로 올라 이틀 연속 급등세를 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형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에 대한 변동성도 10% 이상 가파르게 뛰었다.

이날 S&P500지수는 0.17% 올라 다시 최고가를 경신했고, 기술주 랠리에 나스닥지수도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서도 공포지수가 급등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이런 실물 경제와 무관하게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에 대한 '경고신호'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선다이얼캐피탈리서치의 제이슨 게퍼트 대표는 "S&P500이 1% 이상 오르는데 변동성지수가 5% 넘게 상승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대형주와 기술주의 변동성이 동반 급등한 것은 뚜렷한 주가 급락의 전조"라고 주장했다.

미국 사모투자사 서스퀘하나파이낸셜그룹도 투자 보고서를 통해 "뉴욕증시가 나스닥(기술주)을 중심으로 '패닉 랠리'를 연출하고 있다"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진화되지 않은 데다 미·중 분쟁, 과도한 부양책에 따른 재정 건전성 우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변수가 남아 있지만 주가가 이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