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확산에 도시락 식사…회사원 사라진 식당가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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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밸리 등 기업체 상권 썰렁…도심지 유동인구마저 급감
"방역조치 강화되면 문 닫을 판" 울상…"위기 넘기려면 불가피" 목소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내놓은 28일 경기지역 기업체 주변 상권은 썰렁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정오 무렵,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는 휴일처럼 한산했다.
IT업체가 몰려있는 대표적인 첨단산업단지인 이곳의 평소 점심시간은 캐주얼 차림에 형형색색의 사원증을 목에 건 젊은 회사원 무리로 거리를 메웠지만, 이날은 전혀 달랐다.
식당과 각종 편의시설이 입주한 상가들은 대부분 텅 빈 채 에어컨이 뿜어낸 냉기만 가득했다.
평소라면 점심을 해결하려는 회사원들이 몰려드는 시간인데도 한 건물 2층에 빼곡히 들어선 식당 대부분에는 사장이나 종업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 식당 주인은 "이 시간대이면 20개 남짓인 테이블이 가득 차는 것은 물론이고 대기하는 손님들로 복도까지 북적였는데 지금은 손님이 있는 테이블이 1개뿐"이라며 한숨 쉬었다.
스포츠 마사지숍 등이 입점한 이 건물 3층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한 마사지숍 사장은 "점심시간에 잠깐 시간을 내거나 저녁에 회식을 마치고 피로를 풀기 위해 찾는 회사원들이 많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손님이 60%가량 줄어 타격이 상당하다"라고 말했다.
인근 남성 전용 미용실 직원은 "평소 점심시간과 퇴근 직후 직장인들이 몰려 대기 손님도 있었는데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손님이 거의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 직원 말처럼 테크노밸리는 이날 출근 시간대에도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전 9시 50분께 출근하던 IT업체 직원 정모(28) 씨는 "테크노밸리에는 출근 시간이 오전 10시까지인 곳이 많아서 이때쯤에는 사람들이 북적여야 하는데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출근하는 사람들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한 카페 종업원은 "우리 카페 앞 공원 흡연공간에는 평소 사원증을 목에 건 회사원들이 항상 50명 이상 있었는데 요새는 10명 남짓하다"며 "테크노밸리 재택근무 인원이 절반 정도라고 들었는데 그만큼 우리 손님도 줄어들었다"고 했다.
수원시 영통구의 광교 법조타운과 인근 상현역 상가 거리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특히 재판을 비롯한 법조 업무와 관련된 상시 근로 인력이 있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타격을 덜 받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 와중에는 이곳을 찾는 발길도 뚝 끊겼다.
확산세가 커지면서 재판 일정도 대부분 연기돼 상시 근로 인력마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원지법 앞 한 국밥집 사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저녁 장사는 몰라도 점심에는 그래도 80% 이상 좌석이 찼는데 최근에는 동네 주민만 가끔 찾을 뿐이어서 전체 손님 수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와 달리, 테이크아웃 위주인 도시락 전문점은 분주한 분위기였다.
대량 포장 주문이 많아 일부 대기인원도 있었다.
20인분 도시락을 주문한 기업체 직원 김모(38) 씨는 "아직 재택근무 체계가 잡히지 않아 출근해서 근무하는데 될 수 있으면 점심시간 외출과 대면접촉을 하지 말라는 회사 지시가 있어 직원들끼리 도시락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관공서 주변 상가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수원시청 주변 인계동 식당가에서는 점심을 먹으려고 나온 공무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이곳 상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강화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찌개 전문점 관계자는 "지금은 점심에는 장사가 되는 편인데 공무원들마저 재택근무로 전환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여긴 관공서 말고는 손님 기대하기 어려워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더 강화된다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한 상황인 만큼 일부 고통이 따르더라도 방역의 고삐를 더 조여 위기를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IT업체 직원 정모 씨는 "직원 수가 적어 아직 재택근무는 하지 않고 있지만, 사람들 만나는 자체가 불안해서 사무실 안에서도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며 "지금보다 재택근무를 더 많이 하고 거리두기를 강화해서 감염 위험을 줄여야 지역 상권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강화된 방역 조치에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피해가 큰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하루 확진자 수가 400명을 넘어 441명까지 치솟았고 전날에도 하루 37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진자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3단계보다는 낮은 2.5단계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조치가 시행되면 수도권 프랜차이즈형 카페에서는 매장을 이용할 수 없고 포장·배달만 가능하며 음식점은 낮과 저녁 시간에는 이용할 수 있지만, 밤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이용할 수 있다.
/연합뉴스
"방역조치 강화되면 문 닫을 판" 울상…"위기 넘기려면 불가피" 목소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내놓은 28일 경기지역 기업체 주변 상권은 썰렁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정오 무렵,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는 휴일처럼 한산했다.
IT업체가 몰려있는 대표적인 첨단산업단지인 이곳의 평소 점심시간은 캐주얼 차림에 형형색색의 사원증을 목에 건 젊은 회사원 무리로 거리를 메웠지만, 이날은 전혀 달랐다.
식당과 각종 편의시설이 입주한 상가들은 대부분 텅 빈 채 에어컨이 뿜어낸 냉기만 가득했다.
평소라면 점심을 해결하려는 회사원들이 몰려드는 시간인데도 한 건물 2층에 빼곡히 들어선 식당 대부분에는 사장이나 종업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 식당 주인은 "이 시간대이면 20개 남짓인 테이블이 가득 차는 것은 물론이고 대기하는 손님들로 복도까지 북적였는데 지금은 손님이 있는 테이블이 1개뿐"이라며 한숨 쉬었다.
스포츠 마사지숍 등이 입점한 이 건물 3층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한 마사지숍 사장은 "점심시간에 잠깐 시간을 내거나 저녁에 회식을 마치고 피로를 풀기 위해 찾는 회사원들이 많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손님이 60%가량 줄어 타격이 상당하다"라고 말했다.
인근 남성 전용 미용실 직원은 "평소 점심시간과 퇴근 직후 직장인들이 몰려 대기 손님도 있었는데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손님이 거의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 직원 말처럼 테크노밸리는 이날 출근 시간대에도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전 9시 50분께 출근하던 IT업체 직원 정모(28) 씨는 "테크노밸리에는 출근 시간이 오전 10시까지인 곳이 많아서 이때쯤에는 사람들이 북적여야 하는데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출근하는 사람들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한 카페 종업원은 "우리 카페 앞 공원 흡연공간에는 평소 사원증을 목에 건 회사원들이 항상 50명 이상 있었는데 요새는 10명 남짓하다"며 "테크노밸리 재택근무 인원이 절반 정도라고 들었는데 그만큼 우리 손님도 줄어들었다"고 했다.
수원시 영통구의 광교 법조타운과 인근 상현역 상가 거리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특히 재판을 비롯한 법조 업무와 관련된 상시 근로 인력이 있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타격을 덜 받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 와중에는 이곳을 찾는 발길도 뚝 끊겼다.
확산세가 커지면서 재판 일정도 대부분 연기돼 상시 근로 인력마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원지법 앞 한 국밥집 사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저녁 장사는 몰라도 점심에는 그래도 80% 이상 좌석이 찼는데 최근에는 동네 주민만 가끔 찾을 뿐이어서 전체 손님 수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와 달리, 테이크아웃 위주인 도시락 전문점은 분주한 분위기였다.
대량 포장 주문이 많아 일부 대기인원도 있었다.
20인분 도시락을 주문한 기업체 직원 김모(38) 씨는 "아직 재택근무 체계가 잡히지 않아 출근해서 근무하는데 될 수 있으면 점심시간 외출과 대면접촉을 하지 말라는 회사 지시가 있어 직원들끼리 도시락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관공서 주변 상가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수원시청 주변 인계동 식당가에서는 점심을 먹으려고 나온 공무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이곳 상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강화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찌개 전문점 관계자는 "지금은 점심에는 장사가 되는 편인데 공무원들마저 재택근무로 전환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여긴 관공서 말고는 손님 기대하기 어려워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더 강화된다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한 상황인 만큼 일부 고통이 따르더라도 방역의 고삐를 더 조여 위기를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IT업체 직원 정모 씨는 "직원 수가 적어 아직 재택근무는 하지 않고 있지만, 사람들 만나는 자체가 불안해서 사무실 안에서도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며 "지금보다 재택근무를 더 많이 하고 거리두기를 강화해서 감염 위험을 줄여야 지역 상권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강화된 방역 조치에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피해가 큰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하루 확진자 수가 400명을 넘어 441명까지 치솟았고 전날에도 하루 37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진자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수도권을 대상으로 3단계보다는 낮은 2.5단계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조치가 시행되면 수도권 프랜차이즈형 카페에서는 매장을 이용할 수 없고 포장·배달만 가능하며 음식점은 낮과 저녁 시간에는 이용할 수 있지만, 밤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이용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