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일본 정계의 관심은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 쏠리고 있다.

아베 총리가 28일 오후 3시 도쿄 자민당사를 방문해 사임 의사를 밝힌 직후 자민당은 차기 총재 선출 일정에 들어갔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중의원 투표로 결정하는 총리를 맡게 된다. 자민당이 중의원 의석의 과반을 점하고 있어 새로 선출되는 자민당 총재가 새 총리를 맡는 것이 유력하다. 새 총리의 임기는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다.

‘포스트 아베’ 후보로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일본 언론사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린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과거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만큼은 후임을 양보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비우호적인 것이 큰 장애물이다. 긴급 상황에서는 당원 참여를 배제하고 참의원과 중의원 양원 총회만으로 총재를 뽑을 수 있도록 정한 자민당 당규도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불리하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가 후계자로 점찍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친화력이 높고 유연한 성격 덕분에 한·일 관계 측면에서도 최적으로 평가받는 후보다. 다만 대중적인 지지도가 낮은 게 흠이다.

스가 관방장관은 정부의 관광진흥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을 밀어붙이며 존재감이 급상승하고 있다. 전날 아베 총리의 건강이 심각한 상황임을 처음 보도한 주간지 슈칸분?(週刊文春)은 “스가 관방장관이 아베 총리의 후임으로 내년 9월까지 자민당을 이끌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