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하차로 끝난 '슈퍼마리오' 아베 총리의 올림픽 7년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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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재임 중 개최' 집착해 도쿄올림픽 2년 대신 1년 연기 관철
외조부처럼 올림픽 유치하고 개최는 못 봐…코로나19로 대회 열릴지는 미지수
"12월 올림픽 예선전 前 10월 IOC-도쿄조직위 회의서 개최 여부 논의할 수도"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폐회식의 깜짝 스타는 차기 대회 개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였다.
아베 총리는 당시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도쿄도(都)를 소개하는 무대에서 슈퍼마리오 캐릭터 분장을 하고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차기 대회 준비를 소개하는 동영상에서 슈퍼마리오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의 도움을 받아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순간이동 통로를 타고 이동했고, 이 장면을 이어받아 아베 총리가 폐회식장의 단상에 슈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갑자기 나타났다.
슈퍼마리오 복장도 놀랍거니와 한 나라의 정부 수반이 올림픽 폐회식 무대에 직접 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일본 언론은 이때 아베 총리가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해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고 싶다는 정치적 욕심을 드러내고자 철저하게 준비한 퍼포먼스라고 분석했다.
◇ 아베, 2차 집권 시작부터 도쿄올림픽 유치에 전력
실제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 유치와 성공 개최에 사활을 걸었다.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대장염을 이유로 1차 집권기(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366일)를 마친 이래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7년 반 넘게 재임하며 역대 일본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 번째 총리직을 시작할 때 가장 공을 들인 부문이 바로 올림픽 유치다.
도쿄는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섰지만, 개최지를 뽑는 200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투표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016년 하계올림픽은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가 마드리드(스페인)를 따돌리고 3차 투표에서 개최지로 확정됐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절치부심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다시 뛰어들었다.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과 이에 따른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피폐해진 해당 지역의 '재건'과 재난을 이겨낸 일본의 '부흥'을 하계올림픽 유치의 목표 중 하나로 내걸었다.
재집권과 동시에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 유치에 앞장섰다.
올림픽 특수로 누릴 경제 호황 효과를 재임의 치적으로 삼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그는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IOC 총회의 올림픽 유치 후보지 프레젠테이션에도 참석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오염과 관리를 우려하는 IOC 위원들에게 일본 정부를 대표해 안전하게 상황을 통제하겠다며 '보증'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약속 덕분인지 도쿄는 마드리드와 이스탄불(터키)을 물리치고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린 하계올림픽인 1964년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 전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개최권을 따낸 총리가 됐다.
하지만, 건강 문제로 아베 총리는 외조부처럼 올림픽만 유치하고 정작 올림픽 개최 때엔 권좌 바깥에서 대회를 관전하게 됐다.
◇ 아베 욕심으로 2년에서 1년만 미뤄진 올림픽, 코로나19 여전한데 열릴까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도 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와 관련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 지구촌의 비판을 받던 IOC는 3월 아베 총리와의 협의로 올해 7월에 열기로 한 도쿄올림픽을 정확히 1년 후로 연기했다.
1년 연기 결정 역시 아베 총리의 의중에 따른 것이었다.
아베 총리는 총리 임기와 맞물린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 안에 올림픽을 다시 치르고 싶어했고, 올림픽 성공 개최 여부에 따라 집권 연장을 모색할 예정이었다.
이런 아베 총리의 욕심은 역시 총리 출신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4월 아사히 신문 인터뷰에서 드러났다.
모리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종식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며 '2년 연기'가 좋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지만,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일본의 기술력을 신뢰한다며 총리 재임 기간에 올림픽을 열겠다는 1년 연기를 관철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아베 총리의 계획을 수용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 일단 1년으로 대회 개최를 미뤘지만, 아베 총리가 중도에 하차하면서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
국제 스포츠계 여론에 정통한 대한체육회 박인규 국제본부장은 "도쿄올림픽을 강력하게 추진해 온 아베 총리가 물러난다고 해도 후임자가 아베 총리의 뜻을 이어간다면 올림픽이 열리는 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박 본부장은 "중요한 것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이라며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올해 10월 IOC 조정위원회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간의 회의가 열린다"며 "IOC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종목별 예선전을 12월에 시작하기로 했기에 10월 회의에서 내년 올림픽 개최 여부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미 국제육상경기연맹과 국제수영연맹 등이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라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다시 짠 만큼 올림픽을 또 연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도쿄올림픽 재연기보다는 취소에 무게를 뒀다.
/연합뉴스
외조부처럼 올림픽 유치하고 개최는 못 봐…코로나19로 대회 열릴지는 미지수
"12월 올림픽 예선전 前 10월 IOC-도쿄조직위 회의서 개최 여부 논의할 수도"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폐회식의 깜짝 스타는 차기 대회 개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였다.
아베 총리는 당시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도쿄도(都)를 소개하는 무대에서 슈퍼마리오 캐릭터 분장을 하고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차기 대회 준비를 소개하는 동영상에서 슈퍼마리오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의 도움을 받아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순간이동 통로를 타고 이동했고, 이 장면을 이어받아 아베 총리가 폐회식장의 단상에 슈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갑자기 나타났다.
슈퍼마리오 복장도 놀랍거니와 한 나라의 정부 수반이 올림픽 폐회식 무대에 직접 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일본 언론은 이때 아베 총리가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해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고 싶다는 정치적 욕심을 드러내고자 철저하게 준비한 퍼포먼스라고 분석했다.
◇ 아베, 2차 집권 시작부터 도쿄올림픽 유치에 전력
실제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 유치와 성공 개최에 사활을 걸었다.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대장염을 이유로 1차 집권기(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366일)를 마친 이래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7년 반 넘게 재임하며 역대 일본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 번째 총리직을 시작할 때 가장 공을 들인 부문이 바로 올림픽 유치다.
도쿄는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섰지만, 개최지를 뽑는 200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투표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016년 하계올림픽은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가 마드리드(스페인)를 따돌리고 3차 투표에서 개최지로 확정됐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절치부심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다시 뛰어들었다.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과 이에 따른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피폐해진 해당 지역의 '재건'과 재난을 이겨낸 일본의 '부흥'을 하계올림픽 유치의 목표 중 하나로 내걸었다.
재집권과 동시에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 유치에 앞장섰다.
올림픽 특수로 누릴 경제 호황 효과를 재임의 치적으로 삼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그는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IOC 총회의 올림픽 유치 후보지 프레젠테이션에도 참석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오염과 관리를 우려하는 IOC 위원들에게 일본 정부를 대표해 안전하게 상황을 통제하겠다며 '보증'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약속 덕분인지 도쿄는 마드리드와 이스탄불(터키)을 물리치고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린 하계올림픽인 1964년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 전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개최권을 따낸 총리가 됐다.
하지만, 건강 문제로 아베 총리는 외조부처럼 올림픽만 유치하고 정작 올림픽 개최 때엔 권좌 바깥에서 대회를 관전하게 됐다.
◇ 아베 욕심으로 2년에서 1년만 미뤄진 올림픽, 코로나19 여전한데 열릴까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도 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와 관련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 지구촌의 비판을 받던 IOC는 3월 아베 총리와의 협의로 올해 7월에 열기로 한 도쿄올림픽을 정확히 1년 후로 연기했다.
1년 연기 결정 역시 아베 총리의 의중에 따른 것이었다.
아베 총리는 총리 임기와 맞물린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 안에 올림픽을 다시 치르고 싶어했고, 올림픽 성공 개최 여부에 따라 집권 연장을 모색할 예정이었다.
이런 아베 총리의 욕심은 역시 총리 출신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4월 아사히 신문 인터뷰에서 드러났다.
모리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종식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며 '2년 연기'가 좋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지만,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일본의 기술력을 신뢰한다며 총리 재임 기간에 올림픽을 열겠다는 1년 연기를 관철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아베 총리의 계획을 수용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 일단 1년으로 대회 개최를 미뤘지만, 아베 총리가 중도에 하차하면서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
국제 스포츠계 여론에 정통한 대한체육회 박인규 국제본부장은 "도쿄올림픽을 강력하게 추진해 온 아베 총리가 물러난다고 해도 후임자가 아베 총리의 뜻을 이어간다면 올림픽이 열리는 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박 본부장은 "중요한 것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이라며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올해 10월 IOC 조정위원회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간의 회의가 열린다"며 "IOC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종목별 예선전을 12월에 시작하기로 했기에 10월 회의에서 내년 올림픽 개최 여부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미 국제육상경기연맹과 국제수영연맹 등이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라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다시 짠 만큼 올림픽을 또 연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도쿄올림픽 재연기보다는 취소에 무게를 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