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전대통령 카르자이 "미국 '테러와의 전쟁'은 큰 실수"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방송된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전개한 '테러와의 전쟁'을 비판했다.

카르자이 전 대통령은 "미국은 소위 '테러와의 전쟁'으로 큰 실수를 저질렀다"라며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원인이 된 곳에서 전개하지 않고 아프간에 오더니 우리의 마을을 폭파하고 아프간 국민을 체포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책은 아프간이 지금 겪는 문제의 근간이고 내가 미국에 동의할 수 없는 근본적 이유가 됐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2001년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에 보복하기 위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미국은 알카에다의 우두머리 오사마 빈 라덴을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비호한다면서 아프간을 침공했다.

대대적인 군사작전으로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고 친미 성향의 카르자이가 대통령이 됐다.

카르자이는 2001년 12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아프간 대통령을 지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주적'이던 탈레반과 알카에다는 아직 소멸하지 않았고, 탈레반은 미국과 현재 종전을 위한 평화협상을 벌일 만큼 오히려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넓혔다.

카르자이 전 대통령은 "아프간 내전 당사자들이 적의를 끝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미군이 철수하고 아프간 내부 세력끼리 즉시 평화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서 평화가 정착된 뒤 선거에서 아프간의 진전과 단합을 위해 탈레반이 정부 구성에 참여해야 한다는 쪽에 국민이 표를 던진다면 탈레반을 합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