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도 마스크? "수도권 등산·산책 공간 좁아 착용 바람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문가들 "스쳐 지나가는 이가 무증상 감염자일 수 있고 나 자신이 감염자일 수도"
"간격 넓으면 문제 안되지만 덴탈마스크 정도는 써야…대화·식사땐 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 곳곳으로 이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있다.
이달 18일 경기도를 시작으로 인천과 대전·충남 등이 같은 명령을 내렸고, 서울도 24일부터 모든 거주자와 방문자가 음식물을 먹을 때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내는 물론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실외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방역당국은 "탁 트인 실외라도 타인과의 거리가 2m 이내일 때는 마스크를 쓸 필요가 있다"며 "단 한 명이라도 다른 사람이 가까이 있을 때는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써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내공간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지만, 밀집도가 낮은 야외에서 산책이나 운동할 때까지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스러워하는 시민들이 많다.
서울지역 마스크 의무화 나흘째인 지난 27일, 시내 산과 공원 등을 둘러보니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가만히 있어도 힘든 폭염에 마스크까지 쓰고 운동하려니 숨이 차는 모습이었다.
서초구 우면산 등산로에서는 산행객 10명 중 3명꼴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대부분 혼자 등산하는 사람이었지만, 마스크 없이 일행과 대화를 나누며 걷거나 등산로 옆 벤치에 앉은 경우도 있었다.
마스크를 줄에 매달아 목에 걸고 산에서 내려오던 중년 남녀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를 묻자 "이런 데서는 안 써도 괜찮은 걸로 안다.
다른 데서는 잘 쓰고 다닌다"는 답이 돌아왔다.
반면 혼자 산을 오르거나 산책로를 달리며 숨이 가쁜 와중에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이들도 있었다.
운동 삼아 동작구부터 서초구까지 한강공원을 따라 약 5㎞를 빠르게 걸었다는 최모(28)씨의 마스크는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연신 땀을 닦아내며 숨을 몰아쉬면서도 "이제 실외에서도 항상 착용해야 한다"며 마스크는 벗을 수 없다고 했다. 산이나 공원 등 야외 공간에서 운동하는 상황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의학·보건학적 측면에서 권장되는 행동일까.
29일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한 결과 실외에서 항상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지만, 타인과 2m 이상 거리를 두기 어려운 산책로나 등산로 등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공원 등에서 여럿이 함께 운동한다고 해도 서로 간격을 두고 이동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입을 열어 대화할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하고, 야외라 하더라도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도 "원칙적으로 실외에서는 사람이 없다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안 쓰고 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위험할 수 있으니 쓰라는 것이 방역 당국의 방침"이라고 했다.
사람이 몰리는 지점에서는 실외라도 감염 가능성이 큰 만큼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한강공원을 비롯해 수도권 대부분의 산책 공간이 타인과 충분한 거리를 둘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지는 않다고 본다"며 "광화문 집회 관련 집단감염 사례를 보더라도 실외라고 감염되지 않는 게 아니니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센터장도 "주변에 단 한 명이라도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서 "이동 중 바이러스 노출 위험을 배제할 수 없으니 야외에서도 덴탈 마스크 정도라도 쓰는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은 현재 실내외를 막론하고 안전한 공간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수준"이라면서 "등산로에서 스쳐 지나가는 이가 무증상 감염자일 수도 있고, 나 자신이 감염자일 수도 있으니 모두를 위해 마스크를 잘 쓰면서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격한 운동을 해 숨이 차는 상황에서는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 때문에 호흡이 가빠져 숨을 빨리 들이쉬는 과정에서 호흡기 점막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람을 만날 때에는 당연히 조심해야 하지만, 한적한 곳에서 하는 등산 등의 운동까지 마스크 없이 못 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간격 넓으면 문제 안되지만 덴탈마스크 정도는 써야…대화·식사땐 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 곳곳으로 이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있다.
이달 18일 경기도를 시작으로 인천과 대전·충남 등이 같은 명령을 내렸고, 서울도 24일부터 모든 거주자와 방문자가 음식물을 먹을 때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내는 물론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실외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방역당국은 "탁 트인 실외라도 타인과의 거리가 2m 이내일 때는 마스크를 쓸 필요가 있다"며 "단 한 명이라도 다른 사람이 가까이 있을 때는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써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내공간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지만, 밀집도가 낮은 야외에서 산책이나 운동할 때까지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스러워하는 시민들이 많다.
서울지역 마스크 의무화 나흘째인 지난 27일, 시내 산과 공원 등을 둘러보니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가만히 있어도 힘든 폭염에 마스크까지 쓰고 운동하려니 숨이 차는 모습이었다.
서초구 우면산 등산로에서는 산행객 10명 중 3명꼴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대부분 혼자 등산하는 사람이었지만, 마스크 없이 일행과 대화를 나누며 걷거나 등산로 옆 벤치에 앉은 경우도 있었다.
마스크를 줄에 매달아 목에 걸고 산에서 내려오던 중년 남녀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를 묻자 "이런 데서는 안 써도 괜찮은 걸로 안다.
다른 데서는 잘 쓰고 다닌다"는 답이 돌아왔다.
반면 혼자 산을 오르거나 산책로를 달리며 숨이 가쁜 와중에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이들도 있었다.
운동 삼아 동작구부터 서초구까지 한강공원을 따라 약 5㎞를 빠르게 걸었다는 최모(28)씨의 마스크는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연신 땀을 닦아내며 숨을 몰아쉬면서도 "이제 실외에서도 항상 착용해야 한다"며 마스크는 벗을 수 없다고 했다. 산이나 공원 등 야외 공간에서 운동하는 상황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의학·보건학적 측면에서 권장되는 행동일까.
29일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한 결과 실외에서 항상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지만, 타인과 2m 이상 거리를 두기 어려운 산책로나 등산로 등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공원 등에서 여럿이 함께 운동한다고 해도 서로 간격을 두고 이동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입을 열어 대화할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하고, 야외라 하더라도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도 "원칙적으로 실외에서는 사람이 없다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안 쓰고 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위험할 수 있으니 쓰라는 것이 방역 당국의 방침"이라고 했다.
사람이 몰리는 지점에서는 실외라도 감염 가능성이 큰 만큼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한강공원을 비롯해 수도권 대부분의 산책 공간이 타인과 충분한 거리를 둘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지는 않다고 본다"며 "광화문 집회 관련 집단감염 사례를 보더라도 실외라고 감염되지 않는 게 아니니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센터장도 "주변에 단 한 명이라도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서 "이동 중 바이러스 노출 위험을 배제할 수 없으니 야외에서도 덴탈 마스크 정도라도 쓰는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은 현재 실내외를 막론하고 안전한 공간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수준"이라면서 "등산로에서 스쳐 지나가는 이가 무증상 감염자일 수도 있고, 나 자신이 감염자일 수도 있으니 모두를 위해 마스크를 잘 쓰면서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격한 운동을 해 숨이 차는 상황에서는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 때문에 호흡이 가빠져 숨을 빨리 들이쉬는 과정에서 호흡기 점막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람을 만날 때에는 당연히 조심해야 하지만, 한적한 곳에서 하는 등산 등의 운동까지 마스크 없이 못 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