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30일 90세 생일을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부유한 버핏 회장이 그의 재산 중 90%를 65세 이후에 일구었다고 소개하며 그 비결을 ‘장기투자의 힘’에서 찾았다.

WSJ가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린 투자법을 ‘므두셀라 기법’이라고 소개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므두셀라는 969세까지 장수한 인물이다. 버핏 회장은 므두셀라 기법의 요점은 장기투자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법을 활용해 버핏 회장은 현재 자산(약 820억달러)의 90%를 65세 이후에 벌어들일 수 있었다. 그가 역설하던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는 “므두셀라의 10분의 1도 채 살지 않았지만 이 투자 기법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장기투자의 필요성을 이해하려면 먼저 시간의 중요성을 파악해야 한다는 의미다. 78년 전 시티스 서비스라는 회사 주식 3주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의 부를 일군 비결이 ‘시간에 투자하는 데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후에도 버핏 회장은 우량주를 저가에 사들여 장기보유하는 전략을 유지했다.

버핏 회장의 전기작가인 앨리스 슈로더는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이해했다”고 평가했다. 버핏 회장은 10세에 복리 개념을 이해, 투자금이 시간에 비례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이치를 깨우쳤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헤어스타일을 다듬기 위해 써야 하는 몇 달러를 두고 ‘내가 정말 (미래의) 30만달러를 쓰기를 원하나?’, ‘그런 식으로 50만달러를 날려야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벅셔해서웨이 투자 포트폴리오의 24%(약 123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주식은 애플이다. 벅셔해서웨이의 다른 임원이 애플 투자 결정을 내렸지만, 현재는 버핏 회장이 애플 투자에 애착을 갖게 됐다고 WSJ는 보도했다. 애플 투자에서도 버핏 회장의 장기 투자 원칙이 잘 드러난다. 벅셔해서웨이는 애플 주식을 4년 반 동안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애플 투자자들의 평균 보유기간인 약 6개월(25주)을 능가하는 기간이다.

WSJ는 “버핏의 인내심과 지구력은 투자에 있어 그의 ‘슈퍼파워’”라고 평가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