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업계에 ‘2차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들이 지난 3월 코로나19 여파로 한 차례 감원에 나섰지만 코로나 충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추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코카콜라는 지난 28일 전 세계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단 북미지역 인력 중 4000명을 희망퇴직 또는 해고하고, 다른 국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코카콜라의 전 세계 임직원 수는 8만6200명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경기장, 음식점 등에서의 음료 소비가 줄어든 결과 코카콜라의 2분기 매출 감소폭(-28%)은 최근 25년 동안 가장 컸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 3월 미 기업이 대대적으로 진행했던 일시 해고(furlough)가 영구 해고로 확정되는 경우도 나타났다. 일시 해고란 나중에 재고용을 전제로 한 단기 해고다. 미 연방법은 일시 해고한 지 6개월 안에 해당 직원을 재고용할지 영구 해고할지 확정해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는 MGM리조트는 지난 3월 일시 해고한 직원 6만2000명 중 30%인 1만8000명을 최종 퇴사시키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MGM리조트와 비슷한 시기에 일시 해고를 결정한 많은 기업도 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대표적 코로나19 피해 업종인 항공업계에서는 연일 구조조정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미 항공사들은 미 연방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다면 인력 감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회계법인 그랜트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현재 상황을 단기 비용 감축만으로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실업률은 지난 4월 14.7%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10.2%로 떨어졌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