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다시 돈 풀기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재난지원금과는 별도로 일부 지역에선 이미 2차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스타트업 인건비 보전, 유흥주점 손실 보전 등에 나서는 지자체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30일 바이오, 의료, 비대면 등 유망기술 분야 스타트업의 기술인재에 대해 1인당 월 100만원씩 5개월간 인건비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총 투입하는 예산은 500억원에 달한다. 15인 이상 기업은 최대 7명까지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일종의 ‘유망기업 성장 지원금’이다. 서울시는 스타트업의 개발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고 기술 인력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26일엔 서울 거주 외국인에게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서울시의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외국인 시민들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서울에 사는 외국인에게 뒤늦게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총 예산은 330억원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 같은 현금지원 규모가 급격히 늘면서 서울시의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기준 지방채를 포함한 서울시의 채무는 총 15조1616억원에 달한다. 2014년 7월(15조1747억원)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편적 복지보다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선별 지원하는 방향으로 코로나19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단체들도 코로나19 경기 침체를 막겠다며 현금 살포에 나서고 있다. 부산 기장군은 지난 2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영업을 중단한 고위험시설 사업자에게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노래방, PC방,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등 172곳이 대상이다. 여기에 목욕탕, 사우나까지 재난지원금 지급대상에 포함시키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한 지자체도 속속 나오고 있다. 전북 완주군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지난 6월 중순부터 모든 군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했다. 대구시와 제주도는 긴급 지원금 지급을 위한 접수를 최근 시작했고 강원 춘천시와 전북 남원시도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계획을 확정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