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 마디얄라칸 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OQP) 의장이 “전세계 17개국에서 환자 모집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OQP는 난소암, 췌장암, 유방암 치료에 쓰일 수 있는 면역항암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OQP는 카펫 등 자동차용 내장재를 생산해 현대자동차에 공급하던 두올산업의 새 이름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캐나다에 있는 바이오 기업인 온코퀘스트의 무형자산을 사들이면서 사명을 바꿨다. 바이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함으로서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포석이었다. 마디얄라칸 의장은 생화학 중 면역학 분야에서 면역항암제를 20년 넘게 연구개발해 온 면역학 전문가다.
OQP는 마디얄라칸 의장의 연구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3상을 승인을 받은 파이프라인인 ‘오레고보맙’을 보유하고 있다. 오레고보맙은 난소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CA-125’에 결합하는 항체치료제다. CA-125는 난소암 환자에게서 유독 많이 발견되는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다. 난소암은 초기 단계에서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진단율이 7~14%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내 난소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0% 수준에 불과하다. 5년 생존율이 90%이상인 유방암 등 다른 여성암보다 예후가 나쁜 편이다.
마디얄라칸 의장은 “오레고보맙은 CA-125와 결합하면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한다”며 “난소암에 영향을 주는 바이오마커를 붙잡아 체내 면역 반응을 일으켜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특정 바이오마커만 표적하기 때문에 체내 면역체계 전반을 활성화하는 면역관문억제제보다 부작용 우려가 적다는 게 마디얄라칸 의장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31일 17개국에서 오레고보맙의 임상 3상에 참여할 환자 602명의 모집에 들어갔다. 이 치료제를 기존 화학치료제인 파클리탁셀, 카보플라틴과 병용 투여했을 때 면역항암 치료 효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이다. 마디얄라칸 의장은 “이미 임상 2상에서 암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41.8개월로 기존 화학치료요법의 12.2개월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며 “임상 결과에 따라 기술수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임상 2상에서 기존 화학치료요법 대비 독성이 증가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도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췌장암, 유방암 관련 파이프라인도 미국에서 임상을 추진한다. 췌장암 치료제는 올해 안에 임상 1·2상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방암 치료에 쓰일 수 있는 IgE 항체를 이용한 면역치료제는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마디얄라칸 의장은 “이번 투자로 충분한 자금을 조달 받은 만큼 임상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며 “2022년께는 오레고보맙의 임상 3상 중간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