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4% 안 되는 지분으로 기업 지배하는 방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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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64개 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분석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5월 1일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64개 기업집단(소속회사 2292개사)의 지난해 결산 기준 주식소유 현황을 분석해 31일 공개했다.
이 중 총수일가 지분율은 3.6%(총수 1.7%, 친족 1.9%)고 계열사 지분율은 50.7%였다. 지난해보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0.3%포인트, 계열사 지분율은 0.2%포인트 하락했다. 기타(임원, 비영리법인, 자사주) 지분율은 2.7%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3.6%의 지분만 가진 총수일가가 해당 지분을 계열사에 출자하고, 계열사를 통해 다른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2114개 중 419개(19.8%), 지분이 없는 계열사는 1695개사(80.2%)였다. 총수일가의 계열사 평균 지분율은 10.4%였다. 총수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235개사(11.1%)로 평균지분율은 10.0%, 총수 2세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184개사(8.7%)로 평균지분율은 4.9%, 총수의 배우자와 형제·자매 등 친족이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251개사(11.9%)로 평균 지분율은 4.9%였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 30% 미만으로 규제 기준보다 조금 낮은 상장사,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나 규제 기준보다 총수일가 지분이 조금 낮은 상장사가 50% 넘는 지분을 가진 자회사 등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도 따로 분석했다. 그 결과 사각지대 회사는 총수가 있는 51개 집단 2114개사 중 388개사(18.4%)로, 지난해 48개 집단 376개사보다 12개사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 30% 미만인 상장사가 23개 집단 소속 30개사였다. 이 중 현대글로비스, LG, KCC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 태영건설 등 5개 상장사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29% 이상 30% 미만이었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 과장은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하고 있고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도 풍선효과로 확대됐다"며 "공익법인이나 해외계열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사례도 늘었다"고 지적했다.
성 과장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국회에 제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가 모두 규제 대상에 포함되고, 공익법인과 해외계열사를 통한 출자 등에도 공시 의무를 부과해 '깜깜이 투자'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