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소비 효과가 두 달 만에 사라졌다. 상승세를 보이던 소비지표가 지난 7월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내수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 8월 중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충격이 더해진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침체 기조는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재난지원금 약발 두 달 만에 '끝'…내수 다시 추락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액은 전월 대비 6.0%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한 2월과 동일한 수준의 감소세다.

품목별로는 승용차(-19.7%), 가전제품(-24.7%), 의복(-7.7%)의 감소 폭이 컸다. 5월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소비 효과가 7월 들어 사라지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줄어든 여파로 해석된다. 7월 하순부터 시작된 집중호우에 따른 외부 활동 자제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소비 감소가 ‘시작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1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것을 고려하면 9월 말 발표되는 8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에서는 소비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7월 전(全)산업 생산은 6월 대비 0.1% 증가했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다가 지난달부터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에 비해 1.6%, 서비스업 생산은 0.3%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세는 크게 둔화됐다. 전산업 생산 증가율은 6월에 비해 4.0%포인트 감소했다. 광공업은 반도체 생산이 4.8% 감소하면서 증가율이 5.6%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도 6월 2.2%에 미치지 못했다.

설비 투자는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기계류 투자가 2.3% 증가했지만 운송장비 투자가 14.7% 감소한 영향이다. 건설기성은 토목공사 실적 증가로 전월 대비 1.5% 증가했고, 건설수주는 전월 대비 9.1% 감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통계에 반영되기도 전에 소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우선 피해계층 지원을 중심으로 2조~3조원 규모의 보완대책을 내놓고,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거셀 경우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해 2차 재난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