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중입자치료센터에 난치성 암세포를 치료하는 중입자가속기가 도입된다.

부산시는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 내 중입자치료센터에 도입할 중입자가속기가 선정됐다고 31일 발표했다. 이날 주관사업자인 서울대병원은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과 계약을 맺었다. 계약 체결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화상 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진행됐다.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의 중입자가속기는 저명 학술지에 암세포를 파괴하는 ‘날카로운 명사수’라고 표현된 중입자가속기 중 최고 사양 제품이라고 시는 밝혔다. 중입자가속기는 탄소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빔을 암세포에 조사하는 치료기기다. 높은 종양 살상 능력으로 기존에 치료할 수 없었던 난치성 암 치료가 가능하며, 정상 세포를 최대한 보호하는 동시에 암세포에만 대부분의 방사선량을 전달해 부작용을 감소시킨다. 폐암, 간암, 췌장암,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등 주요 암에 효과적이다. 중입자 치료를 받으면 폐암 5년 생존율이 15.5%에서 39.8%로 늘어난 사례가 있다고 시는 전했다. 기존 방사선 치료를 받으려면 2~3주에 걸쳐 수십 차례 병원을 방문해야 했으나 중입자 치료는 초기 폐암의 경우 1회만으로 치료한 사례가 있다.

기장 중입자치료센터에 구축될 중입자가속기는 중입자 빔의 전달 속도와 범위를 뜻하는 선량률(단위 시간당 방사선량 단위)과 조사야(병 발생 위치의 한 방향에서 조사되는 면의 범위)가 세계 최고 크기다. 환자 주변을 360도 회전하면서 어느 각도에서나 자유롭게 빔을 조사할 수 있는 최첨단 소형 초전도 회전 갠트리를 적용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