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으로 제한된 주택연금 가입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택 가격이 급등한 만큼 2008년 정해진 주택연금 가입 한도를 현실적으로 바꿀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연금 가입 한도를 올리는 방안’에 대해 질의하자 “주택 가격이 올랐을 경우 주택 가격 한도 때문에 이것을 이용하지 못하는 분들에 대해선 정부가 깊이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인 주택 보유자가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 기간 연금식으로 매달 생활자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가입할 당시의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연금액을 산정하는 특성 때문에 최근 집값이 오르자 집값 대비 낮은 연금 수령액에 불만을 품은 가입자들이 중도 해지에 나서고 있다. 시가 9억원(한국감정원 시세 기준) 이하 기준을 충족하는 주택도 빠르게 감소해 신규 가입도 주춤한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주택연금 가입 기준을 올리는 등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양 의원의 지적에 “차제에 관련 부처 간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여야가 요구하는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피해상황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여부를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홍 부총리는 “정치권에서는 ‘무조건 4차 추경을 하라’거나 ‘2차 재난지원금을 주라’고 말씀을 주실 수는 있지만, 정부로선 재원과 효과 등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며 “추가 대책에 대해 기존 재원으로 가능한지, 피해 정도에 따라 추가적 대응이 필요한지 검토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긴급 재난지원금을 30만원씩 100번 지급해도 선진국 평균 국가부채비율보다 낮다’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발언에 대해선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