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대에 가식적 콘텐츠는 금물…'진정성'이 중요"
“‘포노 사피엔스’들은 문화 콘텐츠를 소비할 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거든요. 책과 영화, 드라마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손안의 스마트 기기로 즐기는 세대잖아요. 코로나19 시대를 헤쳐나가기에 가장 좋은 마인드와 수단을 가졌어요.”

베스트셀러 《포노 사피엔스》로 유명한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인류상을 뜻한다. 그는 최근 새 책 《CHANGE 9(체인지 나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사회의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 책에서 포노 사피엔스가 생각하는 기준(코드)을 아홉 가지 키워드로 소개한다. ‘메타인지’ ‘상상력’ ‘휴머니티’ ‘다양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회복탄력성’ ‘실력’ ‘팬덤’ ‘진정성’이다. “코로나19가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출현 시기를 20년가량 앞당겼어요. 그 과정에서 혼란이 클 겁니다. 하지만 이미 우린 가야 할 길에 들어섰어요. 뒤로 물러설 곳은 없죠.”

그는 아홉 가지 키워드 중 메타인지와 진정성을 우선으로 꼽았다.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정의하는 기준’인 메타인지와 교육에 관해 최 교수는 “몇 초 만에 찾을 수 있는 지식을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검색으로 찾아낸 자료 안의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제를 준 뒤 자율적으로 해결하며 책임감 있게 성과를 내는 방식을 가르쳐주면 나이를 뛰어넘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뭔가 잘 보이려는 방식으로 문화 콘텐츠를 마케팅해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최 교수는 “포노 사피엔스 세대는 소통의 진정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자신이 선택하고 팬덤을 형성하며 좋아해온 스타와 콘텐츠 뒤에 거짓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뒤돌아보지 않고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10~20대 학생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포노 사피엔스의 사고방식을 중장년 세대가 열린 마음으로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말했다.

“포노 사피엔스가 새롭게 실력을 발휘하며 미래를 개척하는 길을 열어주는 게 기성세대의 역할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면서 새 문명의 길을 막는 건 의미 없는 횡포에 불과합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