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에게 직원들의 식사는 늘 고민거리다.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고 싶지만 구내식당을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외부 식당에서 먹도록 하면 점심시간이 길어지고 식비도 많이 든다.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간편식으로 때우기도 한다.

플레이팅의 ‘찾아가는 구내식당’ 서비스를 쓰면 이 같은 고민을 덜 수 있다. 장경욱 플레이팅 대표(사진)는 “고급 음식을 사무실로 배달하고 수거까지 하는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기업 대표가 점심시간까지 효율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플레이팅은 고급 식사를 표방한다. 유명 레스토랑 출신 전문 조리사 등을 고용해 직접 음식을 만든다. 장 대표는 “잘나가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좋은 개발자를 데려오는 데 사활을 거는 것처럼 수준 높은 조리사를 고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팅은 영양 성분 등을 감안해 식단을 정교하게 짜서 서비스한다. 조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플레이팅은 토스, 크래프톤 등 20여 곳의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구내식당을 직접 운영하기 어려운 소규모 스타트업도 플레이팅을 찾고 있다. 장 대표는 “플레이팅은 구독형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고정비 없이 양질의 음식을 직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가 출신이다. 미국에서 화면잠금 앱 개발사 로켓(Locket)을 창업한 뒤 매각했다. 개발자가 모여 강도 높은 업무를 하는 실리콘밸리에선 건강한 음식을 배달해주는 사업이 일찌감치 흥했다. 간편하지만 건강한 음식에 대한 수요가 한국에서도 커질 것으로 보고 2015년 플레이팅을 창업해 음식사업에 뛰어들었다.

첫 사업모델은 고급 음식을 개인 고객에게 배달해주는 서비스였다. 성장은 빨랐지만 수익성을 높이기가 어려웠다. 장 대표는 “기업 고객을 상대로 구독형 사업을 하면 더 효율적으로 물류를 관리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2018년 사업모델을 바꾼 뒤 1년 만에 매출이 500% 가까이 뛰는 등 급성장했다.

장 대표는 개발자 출신답게 IT를 사업에 접목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잔반을 분석해 고객들이 어느 음식을 많이 남겼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