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 빌보드 차트 '핫 100' 1위…美 음악시장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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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 100' 1위
비영어권 한계 넘고 '핫 100' 고지 점령
영어곡·대중성 강화·싱글 형태 '변화'
핸디캡 극복하며 현지 라디오 점수 끌어올려
비영어권 한계 넘고 '핫 100' 고지 점령
영어곡·대중성 강화·싱글 형태 '변화'
핸디캡 극복하며 현지 라디오 점수 끌어올려
그룹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했다. K팝의 역사에 길이 남을 진기록이다.
빌보드는 31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핫 100' 차트에 1위로 데뷔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의 양대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과 '핫 100' 모두 1위에 오른 K팝 유일의 가수가 됐다.
빌보드 '핫 100' 차트는 아시아 가수들에게는 유독 넘기 힘든 벽이었다. 글로벌 팬덤이 탄탄한 방탄소년단의 경우도 앨범 차트로 일컬어지는 '빌보드 200'에서는 1년 9개월간 4개 앨범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핫 100' 정상을 점령하기는 쉽지 않았다. 현지에서의 대중성 때문이었다.
'핫 100' 차트 점수에는 음원 판매, 스트리밍, 유튜브 조회수 등에 라디오 방송 횟수가 더해진다. 현지 매체의 방송 횟수 때문에 대중적 인기도를 더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평가가 따른다. 그러나 보수적인 미국 라디오에서 한국어 노래가 방송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빌보드 200' 정상을 네 차례나 차지하면서도 '핫 100' 1위 고지는 점하기 어려웠던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빌보드 200'에 비하면 더딘 속도였지만 방탄소년단은 '핫 100'에서 꾸준한 순위 상승을 이끌어냈다. 이 차트에 처음 진입한 것은 2017년 'DNA'로 67위의 성적을 거뒀다. 이어 2018년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톱 10에 들었고, 지난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8위, 그리고 올해 '온(ON)'으로 4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마침내 '다이너마이트'로 '핫 100' 1위를 거머쥐었다. 종전 한국 가수 중 '핫 100' 최고 기록은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기록한 2위였다. 싸이가 끝내 넘지 못했던 1위의 벽을 방탄소년단이 8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빌보드에 따르면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첫 주 미국에서 3390만회 스트리밍되고 30만 건의 디지털 및 실물 판매고를 올렸다.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는 26만5000건을 기록해 이번 주 2위인 카디비와 메건 더 스탤리언의 'WAP'(2만5000건)과 약 24만건의 격차를 보였다. 라디오에서는 미국 내 160여개 라디오 방송국을 토대로 집계하는 '팝 송스 차트'에서 이번 주 역대 최고 순위인 20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이 K팝 아티스트들에게는 약점으로 꼽혀오던 미국 라디오까지 뚫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통해 여러가지 도전을 시도했다. 데뷔 이후 최초로 영어 가사를 썼고, 팝적인 스타일의 곡으로 대중성을 강화해 미국 음악시장 내에서 핸디캡으로 작용하던 요소들을 과감히 덜어냈다. 작사, 작곡 역시 기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나 멤버들이 아닌 미국 보이밴드 조나스 브라더스 등의 곡을 작업한 영국 뮤지션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제시카 아곰바르에 맡겼다. 여기에 앨범 간 서사를 중요하게 여겼던 이들이 디지털 싱글 형태로 신곡을 발표, 무게감도 뺐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두고 직접 도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에게 굉장히 모험인 디지털 싱글로 발매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이 가지고 있는 첫 상태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영어 가사를 선택했다. 이 두 가지 모두 도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 떨리고 긴장된다"고 털어놨다.
당시 빌보드 '핫 100' 성적을 기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슈가는 "나도 궁금하다"면서 "차트 순위는 항상 우리도 긴장과 설렘 속에서 지켜본다. 좋은 성적이 나오면 너무 영광스럽겠지만 특정한 성과를 목표로 삼기 보다는 팬분들의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특별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모두가 지쳐있는 이 시기에 힘을 드리고 싶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듣고 힘을 내고 위안을 삼으셨으면 한다. 우리에게도, 팬분들에게도 의미가 있고 힘이 되는 노래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전 세계가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중에 전해진 '힐링송'이라는 점도 대중성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무게감을 덜고, 디스코 팝 장르로 흥겨움은 더했다. 여기에 활력을 주고 싶다는 메시지까지 얹어 남녀노소 모두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다이너마이트'를 완성했다.
빌보드 '핫 100' 1위, '빌보드 200' 1위, 스타디움 투어, 그래미 어워즈 진출 등 방탄소년단이 목표로 밝힐 때만 해도 마치 '꿈' 같았던 일들이었다. 그러나 이것들을 하나씩 '현실'로 만든 방탄소년단이었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일궈낼 활약상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에서 4관왕에 오르고, 신곡 무대까지 공개하며 미국의 4대 음악 시상식을 전부 밟았다. 한국 음악사에 남을 새 역사를 계속해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의 선봉에 서서 비영어권의 한계를 넘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방탄소년단의 활약상이 K팝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빌보드는 31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핫 100' 차트에 1위로 데뷔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의 양대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과 '핫 100' 모두 1위에 오른 K팝 유일의 가수가 됐다.
빌보드 '핫 100' 차트는 아시아 가수들에게는 유독 넘기 힘든 벽이었다. 글로벌 팬덤이 탄탄한 방탄소년단의 경우도 앨범 차트로 일컬어지는 '빌보드 200'에서는 1년 9개월간 4개 앨범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핫 100' 정상을 점령하기는 쉽지 않았다. 현지에서의 대중성 때문이었다.
'핫 100' 차트 점수에는 음원 판매, 스트리밍, 유튜브 조회수 등에 라디오 방송 횟수가 더해진다. 현지 매체의 방송 횟수 때문에 대중적 인기도를 더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평가가 따른다. 그러나 보수적인 미국 라디오에서 한국어 노래가 방송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빌보드 200' 정상을 네 차례나 차지하면서도 '핫 100' 1위 고지는 점하기 어려웠던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빌보드 200'에 비하면 더딘 속도였지만 방탄소년단은 '핫 100'에서 꾸준한 순위 상승을 이끌어냈다. 이 차트에 처음 진입한 것은 2017년 'DNA'로 67위의 성적을 거뒀다. 이어 2018년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톱 10에 들었고, 지난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8위, 그리고 올해 '온(ON)'으로 4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마침내 '다이너마이트'로 '핫 100' 1위를 거머쥐었다. 종전 한국 가수 중 '핫 100' 최고 기록은 2012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기록한 2위였다. 싸이가 끝내 넘지 못했던 1위의 벽을 방탄소년단이 8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빌보드에 따르면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첫 주 미국에서 3390만회 스트리밍되고 30만 건의 디지털 및 실물 판매고를 올렸다.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는 26만5000건을 기록해 이번 주 2위인 카디비와 메건 더 스탤리언의 'WAP'(2만5000건)과 약 24만건의 격차를 보였다. 라디오에서는 미국 내 160여개 라디오 방송국을 토대로 집계하는 '팝 송스 차트'에서 이번 주 역대 최고 순위인 20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이 K팝 아티스트들에게는 약점으로 꼽혀오던 미국 라디오까지 뚫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통해 여러가지 도전을 시도했다. 데뷔 이후 최초로 영어 가사를 썼고, 팝적인 스타일의 곡으로 대중성을 강화해 미국 음악시장 내에서 핸디캡으로 작용하던 요소들을 과감히 덜어냈다. 작사, 작곡 역시 기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나 멤버들이 아닌 미국 보이밴드 조나스 브라더스 등의 곡을 작업한 영국 뮤지션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제시카 아곰바르에 맡겼다. 여기에 앨범 간 서사를 중요하게 여겼던 이들이 디지털 싱글 형태로 신곡을 발표, 무게감도 뺐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두고 직접 도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에게 굉장히 모험인 디지털 싱글로 발매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이 가지고 있는 첫 상태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영어 가사를 선택했다. 이 두 가지 모두 도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 떨리고 긴장된다"고 털어놨다.
당시 빌보드 '핫 100' 성적을 기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슈가는 "나도 궁금하다"면서 "차트 순위는 항상 우리도 긴장과 설렘 속에서 지켜본다. 좋은 성적이 나오면 너무 영광스럽겠지만 특정한 성과를 목표로 삼기 보다는 팬분들의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특별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모두가 지쳐있는 이 시기에 힘을 드리고 싶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듣고 힘을 내고 위안을 삼으셨으면 한다. 우리에게도, 팬분들에게도 의미가 있고 힘이 되는 노래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전 세계가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중에 전해진 '힐링송'이라는 점도 대중성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무게감을 덜고, 디스코 팝 장르로 흥겨움은 더했다. 여기에 활력을 주고 싶다는 메시지까지 얹어 남녀노소 모두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다이너마이트'를 완성했다.
빌보드 '핫 100' 1위, '빌보드 200' 1위, 스타디움 투어, 그래미 어워즈 진출 등 방탄소년단이 목표로 밝힐 때만 해도 마치 '꿈' 같았던 일들이었다. 그러나 이것들을 하나씩 '현실'로 만든 방탄소년단이었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일궈낼 활약상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에서 4관왕에 오르고, 신곡 무대까지 공개하며 미국의 4대 음악 시상식을 전부 밟았다. 한국 음악사에 남을 새 역사를 계속해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의 선봉에 서서 비영어권의 한계를 넘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방탄소년단의 활약상이 K팝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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