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택배 물품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지난달 13일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택배 물품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오늘 새벽배송으로 받을 물품 일부가 지연 배송된다는 문자를 받았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동선과 간발의 차이로 겹친 경험이 있어서 대형마트를 가지 못한지가 오래됐어요. 이제는 배달로만 주문하고 있는데 걱정이네요." (네이버 아이디 ch******)
#"쿠팡,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전자상거래(e커머스) 앱(운영프로그램) 세 개를 돌아가며 사용해요. 여름에는 의약외품으로 승인받은 비말(침방울) 차단용 마스크(KF-AD)만 썼는데 KF80이나 KF94를 얼마나 더 사놓아야 할지 고민이네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되니 겁이 덜컥 나요." (네이버 아이디 by******)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다시 '손품 팔기'에 나섰다. 생활필수품과 먹거리를 외출 대신 온라인으로 해결하려는 수요에 유통가에 관련 주문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지난 주말부터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주요 전자상거래 서비스에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통합 쇼핑몰 SSG닷컴의 경우 지난달 30일 매출이 직전주 같은 요일 대비 30% 뛰었고, 이튿날인 31일의 경우에도 16% 늘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쓱배송'과 '새벽배송'의 주문마감율이 30일과 31일 모두 98%에 달했다"며 "지난주 주말 전 당시 90~95%선에서 뚜렷하게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다른 유통기업 배송 서비스들에도 온라인으로 생활필수품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몰렸다. 이날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쇼핑몰 GS프레시몰 매출은 102.7%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식품 온라인쇼핑몰 현대식품관 투홈은 같은날 매출이 212% 뛴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장보기 앱(운영프로그램) 헬로네이쳐도 주문량이 2배가량으로 뛰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주문이 몰리면서 하루 배송물량이 제한된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선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장보기 앱은 새벽배송을 하지 못하는 '마비'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장보기 앱 마켓컬리는 30일 주문량 급증 속 오후 5시께부터 오후 11시까지 주문 접수를 중단했다. 마켓컬리 측은 소비자들에게 "주문량 폭증으로 다수 재고가 소진돼 품절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보기 앱 오아시스마켓도 지난달 30일과 31일에 대해 이틀간 주문을 조기마감했다.

쿠팡의 경우 30일, 31일 일부 주문건에 대해 새벽배송 예정이던 주문분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의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의 경우 30일 채소 등 일부 상품들이 일시 품절되기도 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주문량이 꾸준히 증가한 측면이 있지만 최근 한주간 기준으로는 지난 3월 대구·경북 지역 사태로 인해 코로나19 경각심이 높았던 때보다 주문량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컬리) 등 일부 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점도 일부 배송 지연 등이 빚어진 요인으로 풀이된다. 확진자가 나온 시설을 일시 폐쇄하고 방역을 하는 시간 동안 주문에 차질이 빚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 오르기 전에…마스크 더 사야 겠어요"

신세계그룹 온라인 통합 쇼핑몰 SSG닷컴의 경우 지난달 30일 매출이 직전주 같은 요일 대비 30% 뛰었고, 이튿날인 31일의 경우 16% 늘어난 것으로 집계 됐다.사진=뉴스1
신세계그룹 온라인 통합 쇼핑몰 SSG닷컴의 경우 지난달 30일 매출이 직전주 같은 요일 대비 30% 뛰었고, 이튿날인 31일의 경우 16% 늘어난 것으로 집계 됐다.사진=뉴스1
소비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전국 확산 기로에 선 상황에서 어떻게 대비책을 세워야 할지 토로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가진 품목은 가족들의 끼니 해결을 위한 먹거리와 마스크였다.

온라인 지역 맘카페 등에서는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을 피해 온라인 주문으로 장을 보는 상황에 대해 서로 정보를 나누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누리꾼이 "매 끼니 가족들의 식사를 준비 하다보니 너무 힘들다"고 토로하자 다른 누리꾼들은 요리 재료를 손질해 양념과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한 '밀키트'와 온라인 반찬가게 등을 권하고 나섰다. 네이버 아이디 si******는 "쿠팡을 주로 이용하는데, 밀키트가 절 살려주고 있다"고 추천했다.

마스크는 꾸준히 걱정거리였다. 아이들이 있는 집은 어느정도 비축해야할지 등을 놓고 얘기를 나눴다.

네이버 아이디 ji*****는 "네 식구를 위해 KF마스크를 900장 정도 준비해 놨는데 자꾸 걱정이 된다"며 "겨울이 돼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오를 듯 싶다"고 우려했다.

네이버 아이디 jj******는 "광복절 직후 KF94 마스크를 주문했는데 주문이 밀려서 배송도 늦게 오고 가격이 이후 더 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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